삼성SDI, 3분기 적자 딛고 ESS·AI 배터리로 반전 노린다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SDI가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둔화와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관세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회사는 차세대 배터리와 인공지능(AI) 기기 시장을 새 성장 축으로 삼고 실적 반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해 내내…3분기 적자 5913억원

28일 삼성SDI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518억 원, 영업손실은 5913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했고, 올해 1분기부터 이어진 적자가 3분기에도 지속됐다.

배터리 부문은 매출 2조8200억 원, 영업손실 6301억 원을 기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이 줄고 ESS 부문은 미국 관세 정책 여파로 실적이 악화됐다. 반면 전자재료 부문은 매출 2318억 원, 영업이익 388억 원으로 흑자를 유지했다.

삼성SDI는 "원통형 46파이와 각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총 110GWh 이상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며 "국내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에서도 수주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SPE(StarPlus Energy)’에서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기반 ESS 배터리 라인을 이달 가동했다. 내년 4분기에는 리튬인산철(LFP) 라인 전환을 완료해 미국 내 연간 30GWh 수준의 ESS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친환경 발전 확대와 AI 산업 성장으로 ESS 수요가 늘고 있다”며 “중국산 배터리 규제 강화와 각형 폼팩터 선호 확대로 미국 내 각형 생산능력을 보유한 기업의 기회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통형 배터리 공급 확대…차세대 로봇 배터리 등 개발

전기차 부문에서는 프리미엄·보급형 시장을 모두 겨냥한 투트랙 전략을 유지한다. 하이니켈 원통형 46파이와 각형 배터리로 고급차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동시에 LFP와 미드니켈 배터리로 보급형 모델 수주를 추진한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겨냥해 탭리스 원통형 배터리도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볼륨 및 엔트리 전기차 시장 대응을 위해 2028년 양산 목표로 LFP·미드니켈 각형 배터리를 개발 중”이라며 “저원가 소재와 제조 효율화를 통해 원가를 낮추고 각형 폼팩터 기반의 열전파 차단 기술로 안전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설투자 계획과 관련해선 보수적 기조를 유지한다. 회사는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시점을 조정하고 신규 라인 대신 기존 라인을 전환해 활용하는 등 투자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편광필름 사업 양도를 통해 1조 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해 자금 부담이 완화됐으며, 추가 유상증자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4분기 유럽 전기차와 미국 ESS 시장 성장세를 실적 회복의 전기로 삼겠다는 목표다. AI 시대의 에너지 수요를 기회로 삼아 ESS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낸다.

AI와 로봇, 확장현실(XR) 기기 등 신사업 배터리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회사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올해 2만 대 수준에서 2030년 60만 대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전동공구용 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기반으로 다수 로봇 업체와 협력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AI 기술 발전으로 드론과 XR 기기의 배터리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며 “코인셀·미니셀 기반의 초소형·급속충전형 배터리로 신규 시장에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