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TK(대구·경북) 정치권이 벌써부터 공천 기류로 술렁이고 있다.
26일 아이뉴스24 대구취재본부의 취재 결과, 내년 기초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다수의 지역 국회의원들이 공천 기준으로 이른바 ‘스펙’을 강조하면서 “공천, 또다시 스펙 위주냐”는 불만이 당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다.

국회의원 중심의 공천 구조 속에서 행정관료나 고위 공무원 출신들이 유리한 반면, 시·도의원 등 정치·경제인 출신 인사들은 여전히 불리한 구도에 놓였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대구시의원 출신으로 민선 8기 기초단체장에 오른 최재훈 달성군수, 조재구 남구청장, 류규하 중구청장 등이 구정 만족도 조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현장형 리더십의 성공 모델”로 자리 잡은 만큼, 이들처럼 정치 현장을 거친 인사들에 대한 ‘배제론’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지역 정가 인사는 “내년 재선이 유력한 최재훈 군수를 비롯해 3선 도전에 나선 조재구·류규하 청장은 시정과 구정을 몸소 경험하며 주민 체감형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며 “이런 인사들을 단순히 스펙으로 줄 세우는 것은 지역 정치의 퇴행”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전·현직 대구시의원 중 기초단체장 출마를 준비 중인 인사만 20명 이상으로 파악된다. 이들 대부분은 당 공헌도가 높고 지역 민심과의 접점이 두텁다는 강점을 지닌다.
하지만 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다수는 여전히 공천에서 ‘행정 경험’과 ‘학력·경력’을 중시하는 분위기다. 일부 의원실에서는 “행정관료 출신이 사고가 적다”는 이유로 시의원 출신 후보를 평가절하하거나 낮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에 대해 최철원 지역정치평론가는 “공천은 단순히 스펙 경쟁이 아니라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인물, 현안을 꿰뚫어보는 리더를 세우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시의원 출신 단체장들은 행정의 맥락과 지역민의 요구를 가장 정확히 파악한 인사들”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당 공헌도를 반영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당 행사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한 시의원들이 찬밥 받는 구조”라며 “진짜 현장에서 뛰는 일꾼들이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TK 정치의 세대교체와 ‘정치 실무형 리더십’ 부각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공직 경험 못지않게 지역 현안과 행정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시의원 출신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의 한 부위원장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의 불투명한 공천 기준은 지역 정치 선량들에게 상처만 남긴다”며 “이제는 시의원 출신이 기초단체장을 노리는 게 ‘무리수’가 아닌, 당당한 경쟁 스펙으로 인정받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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