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서울돈화문국악당 국악마당에는 잔잔한 국악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무대 아래엔 깔끔하게 차려입은 어르신들이 서로를 향해 조심스러운 미소를 건넸다. “생각과는 조금 다르지만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좋다”는 한 참가자의 말처럼 이날 현장은 설렘과 긴장감이 함께 감돌았다.

21일 오후 종로구가 주최한 ‘종로 굿라이프 챌린지’는 혼자 사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새로운 인연 만들기 프로그램으로 올해 세 번째를 맞았다. 이번 행사에는 남녀 각 18명, 총 36명의 어르신이 참여했다. 최고령은 90세, 최연소는 67세였다.
행사는 개그맨 심현섭의 사회로 진행됐다. 식전에는 종로 어르신동아리 ‘울루올루 우쿨렐레’의 공연이 분위기를 달궜다. 참가자들은 각자 고른 닉네임이 적힌 이름표를 달고 자기소개를 하며 긴장을 풀었다.
이어진 4대4 라운딩 대화에서는 남성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디에 사세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질문이 오가며 서먹함이 조금씩 사라졌다. 각자의 취미, 건강 비법, 좋아하는 여행지 이야기가 이어지자 무대 아래는 금세 이야기꽃이 피었다.

1대1 대화 시간에는 테이블 사이로 진지한 눈빛이 오갔다. 한 참가자는 1대1 대화 선택 전에 “감기몸살 걸리면 물 한 잔만 갖다 줄 수 있는 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또 다른 참가자는 1대1 대화를 하며 “영화를 좋아하신다니 저랑 취향이 비슷하네요”라며 상대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서로의 삶을 묻고 듣는 동안 어색했던 분위기는 차츰 따뜻한 공기로 바뀌었다.

마지막 ‘선택의 시간’에는 직접 만든 아로마오일을 마니또에게 선물하며 마음을 전했다. 비밀스러운 기대와 설렘 속에 결과가 발표됐다. 이날 총 7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한 쌍은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손을 맞잡고 공연장을 나서며 “다음 주 화요일에 밥 한 끼 하기로 했다”고 웃었다.
종로구 관계자는 “‘종로 굿라이프 챌린지’의 높은 호응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서울시 전역으로 참가 대상을 확대하고 분기별 정기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어르신들이 활발히 소통하며 즐겁고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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