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이 OECD 주요국 가운데 4위로, 평균보다 36%나 높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소아·청소년층의 항생제 사용량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고 증가세도 가파르다는 점에서, 항생제 오남용과 내성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은 오늘 국정감사에서 “항생제 내성은 조용히 퍼지는 팬데믹”이라며 “소아·청소년 항생제 사용 지표를 세분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25.7 DID(인구 1,000명당 25.7명 복용)로 OECD 평균(18.9 DID)의 1.36배에 달했다.
같은 해 주요국은 △호주 16.2 △영국 17.4 △캐나다 11.8 DID로, 한국의 항생제 소비량은 이들보다 월등히 높았다.
더 심각한 건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CRE(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감염 급증이다.
2017년 5,717건이던 CRE 감염 건수는 2024년 42,347건으로 7배 폭증했고, 사망자도 같은 기간 143명 → 838명으로 치솟았다. 감염 환자가 폐렴 등 다른 질환에 걸릴 경우 치명률이 70%에 달한다.
특히 2세부터 5세 유아의 항생제 사용량은 110 DID로 전 연령대 중 최다이며, 8년간(2016년부터 2023년) 연평균 9.1% 증가했다. 이는 85세 이상 고령층(45 DID)의 두 배를 넘는다.
소병훈 의원은 “심평원이 단순 처방률만 관리하는 현 체계로는 부족하다”며 “처방일수, 투여 중복, 연령별 사용량 등 세분화된 지표로 항생제 관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평원과 질병청, 복지부가 공조해 항생제 사용 데이터와 내성 정보를 통합 관리해야 한다”며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조용한 팬데믹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