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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명소라더니 진흙탕”…양주시 맨발길, 관리 부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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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흙향기 맨발길’ 봉우근린공원 구간, 흙탕물·배수 불량에 시민 불만 고조

[아이뉴스24 김우주 기자] 경기도 양주시가 ‘힐링공간 조성’을 내세워 추진한 ‘경기 흙향기 맨발길 사업’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개장 보름 만에 곳곳이 흙탕물로 뒤덮이고 진흙이 범벅돼, 시민들은 “맨발길이 아니라 진흙길”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사실상 시가 자랑한 자연친화형 사업이 순식간에 ‘전시행정’의 상징으로 전락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11일 관내 9곳에 ‘흙향기 맨발길’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봉우근린공원 옆 보행자도로는 그중에서도 대표 코스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를 따라 걷는 길이 시민들에게 새로운 휴식공간이 될 것이라 했다. 그러나 개장 직후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맞닥뜨린 풍경은 기대와는 전혀 달랐다. 길 곳곳에는 흙탕물이 고여 있었고, 일부 구간은 신발을 벗으면 진흙에 발이 빠질 정도였다.

봉우근린공원 옆 보행자도로 구간에 설치된 ‘양주시 맨발길’. 비가 온 뒤 흙탕물이 고여 시민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진=김우주 기자.]

특히 비가 오면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물이 고여 있고, 해가 나면 진흙이 굳어 딱딱한 흙더미가 되어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다.

한 시민은 “비만 오면 흙탕물로 변해 발을 디딜 수도 없고, 맨발로 걷기엔 냄새까지 난다”며 “세금 들여 만든 길이 고작 이런 수준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좁은 보행자도로에 억지로 흙을 덧대 통행이 더 불편해졌고, 이용객도 거의 없다”며 “오토바이와 전동킥보드가 오가는 길을 힐링공간이라고 부르는 건 행정의 현실감각이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공원조성과 담당 공무원은 “배수시설 문제로 보수공사를 진행했고, 청소 인력을 상시 투입해 관리 중”이라고 해명했지만, 보수공사 시점을 묻자 “최근”이라는 모호한 답변만 내놨다. 정확한 일정조차 밝히지 못한 채,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했다. 현장을 방문한 기자가 확인한 결과, 일부 구간에는 여전히 흙탕물이 남아 있었고 발자국마다 진흙이 묻어나 시민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애초에 사업 설계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한 조경 전문가는 “맨발길은 단순히 흙을 깔아놓는 수준의 사업이 아니다. 배수 설계, 토양 구조, 흙 입자의 크기, 통기성까지 세밀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단기간에 여러 곳을 동시에 조성하다 보니 현장 특성을 무시한 복제식 시공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시는 “현장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조성할 땐 언론 홍보가 넘쳐나지만, 관리에는 손을 놓는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시는 지난해에도 일부 공원 산책로와 체육시설에서 배수 불량과 바닥 균열로 민원이 제기된 바 있어, 공공시설 관리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태다.

결국 ‘자연과 시민이 함께 숨 쉬는 힐링공간’을 표방했던 맨발길은, 행정의 허술함과 사후관리 부재를 드러내는 상징으로 남았다. 시민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고, 걷기 위한 길은 발을 내딛기도 어려운 진흙탕이 되어버렸다.

보여주기식 행정의 폐해가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양주시 맨발길은 지금, ‘힐링’이 아닌 ‘불편’과 ‘진흙’ 속에서 행정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양주=김우주 기자(woojoo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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