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금호강 시대를 여는 것은 곧 대구의 도약이고 나의 사명이다"
대구 기초단체장 중 배광식 북구청장의 이력은 유독 특별하다. 30대 국장으로 발탁돼 주목받던 공무원 시절, 40대에는 말기암 판정을 받고 죽음의 문턱을 넘었다. 수술 후유증으로 얼굴과 발성에 큰 불편이 남았지만 그는 이를 극복하고 정치에 도전, 3선 구청장에까지 올랐다.

마지막 임기에도 그의 사무실은 레임덕 대신 거친 숨과 땀으로 채워져 있었다. 배광식 구청장은 22일 아이뉴스 24와의 인터뷰에서 “북구의 도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사무실엔 레임덕의 그림자가 없었다.
임기 말 구청장의 방이라기보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사람의 진지한 긴장감이 흐른다. 3선의 대구 북구청장 배광식. 30대 국장, 40대 말기암 판정, 그리고 50대 정치인으로 살아 돌아온 이력은 여전히 그의 도전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제 시선은 대구시장으로 향한다.
◆대구시장 도전설, "직을 바라는 게 아니라 방향을 바꿔야 한다"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배광식의 대구시장 출마설이 거론된다. 그는 조심스레 답했다.
“시장이라는 ‘직’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대구의 방향성이 바뀌어야 합니다. 지난 40년 행정 경험과 지역 사회에 대한 이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 길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배 구청장의 어조는 차분했지만, 결의는 분명했다. TK(대구·경북)의 정체성 회복, 도심 혁신, 청년 정주 기반 구축. 그는 시장 도전을 개인의 야망이 아닌 지역의 요청으로 설명했다.
배광식 청장의 북구 행정 성과에서 가장 굵직한 키워드는 ‘금호강 르네상스’다.
신천과 낙동강은 이미 개발됐지만, 금호강은 여전히 잠들어 있다. “대구의 도약은 금호강을 열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는 하중도 관광벨트, 신천하수처리장 지하화, 금호워터폴리스 변화를 설계했다. 금호강을 국가정원 수준으로 끌어올려 순천만·태화강처럼 국가가 지원하는 친수도시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환경개선이 아니라 대구의 미래 성장 거점이자 관광·레저 도시로의 변신을 의미한다.

◆떡볶이 페스티벌, 글로벌 K-푸드 축제로
북구의 ‘떡볶이 DNA’를 세계 무대로 끌어올린 것도 배 청장의 작품이다. 6·25 전쟁 피난민촌의 분식문화에서 출발한 떡볶이를 지역 브랜드로 키운 그는, 지자체 최초의 떡볶이 페스티벌을 출범시켰다.
2024년 13만 명을 끌어모았고, 경제적 파급효과는 76억원에 달했다. 세계축제협회 아시아대회에서 ‘스트리트푸드 부문’을 수상하며 글로벌 가능성도 입증했다. 그는 말한다. “떡볶이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대구 관광산업의 전환점이자 K-푸드의 글로벌 거점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쇠락했던 북구 원도심은 배 청장의 손에서 다시 숨 쉬기 시작했다. 침산1동, 복현동, 산격동, 관음동 등에서 도시재생사업을 벌였고,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종합성과평가에서 대상을 받았다.
또 경북대 혁신타운에 조성한 ‘청년놀이터·창업놀이터’는 청년창업의 산실로 자리 잡았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본 글로벌 투자 모델을 언급하며 “북구에서도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자신한다.
청렴도 평가 1등급을 두 차례나 달성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법과 원칙의 준수, 그 기본을 지킨 덕분”이라며 모든 성과를 직원과 주민들에게 돌렸다.
저출생 대응에서도 전국 최초로 다둥이가정 차량 무료렌탈 사업, 북구1호 장난감도서관, 공공형 실내놀이터 ‘부키랜드’를 선보이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다.

◆배광식.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사나이…"지금은 토대를 남길 시간"
마지막으로 그는 남은 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음 구청장이 수긍할 수 있는 과정,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남기고 싶습니다. 2026년 이후 북구가 더 훌륭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드는 것, 그것이 제 마지막 임무입니다.”
그의 거친 호흡은 이제 대구시 전체로 번져가고 있다. 대구시장 도전설은 아직 공언되지 않았지만, 그의 행정 성과와 철학은 이미 지역 정치의 무게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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