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동남아시아 최빈국 동티모르에서 수천 명의 대학생들이 주도한 '반(反)특권 시위'가 의회의 완전한 항복을 받아내며 극적인 결실을 거뒀다.
![동티모르 대학생 시위대가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3eeca629708e4.jpg)
18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은 동티모르 의회와 정부가 국회의원 전원에게 고급 SUV를 지급하려던 계획과 전직 의원에게 평생 연금을 보장하는 법안을 모두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사흘 동안 수도 딜리를 뜨겁게 달군 대규모 시위 끝에 당국이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이번 사태의 도화선은 지난해 예산안에 포함된 두 가지 특권 조항이었다. 첫째는 국회의원 65명 전원에게 도요타 SUV 신차를 1대씩 제공하는 계획으로, 총 규모는 약 420만 달러(약 58억원)에 달했다. 둘째는 2006년 제정된 법률에 따라 전직 의원들에게 재직 시 월급에 해당하는 연금을 평생 지급하는 제도였다.
하지만 이는 국민 현실과는 괴리된 '과도한 특권'이라는 비판을 불러왔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동티모르 국민의 40% 이상이 빈곤선 아래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영양실조와 실업 문제가 고질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분노한 수천 명의 대학생들은 지난 15일부터 수도 딜리 의회 의사당 앞에 집결했다. 시위는 사흘간 이어졌고 일부 시위대가 타이어를 불태우고 경찰에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대응했다.
![동티모르 대학생 시위대가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c3b550cd1fca5.jpg)
결국 의회는 16일 만장일치로 차량 구매 계획 철회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17일에는 시위대 대표들과의 면담 끝에 '평생 연금' 제도까지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시위대 대표 크리스토바오 마토(27)는 "의회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더 큰 시위를 조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카에타노 코레이아 평화대학 경제학부 학장은 매체에 "이번 사태는 공직자, 특히 국회의원들이 일반 국민과 같은 세상에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불의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2002년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 동티모르는 인구 130만 명의 작은 섬나라로, 불평등·영양실조·실업 문제에 시달리고 있으며 경제는 고갈 위기에 놓인 석유와 가스 자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동티모르 대학생 시위대가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37887279b13700.jpg)
한편 최근 아시아 각국에서는 정치인 특권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달 말 국회의원 주택 수당 등 특혜에 반대하는 전국 시위로 10명이 숨지고 20명이 실종됐다.
네팔에서도 이달 8~9일 열린 반정부 시위로 72명이 숨지고 2113명이 다쳤으며 총리가 사퇴하고 임시 총리가 취임해 조기 총선을 준비 중이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