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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선정 총체적 부실"…법원, 새만금국제공항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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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
"조류충돌위험, 주변에 수십~수백배"
"그런데도 입지선정에 전혀 반영 안 돼"
"정부, 막연·부실 검토…대책도 안 세워"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전북 군산 새만금 사업 현장을 방문, 육상태양광단지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전북 군산 새만금 사업 현장을 방문, 육상태양광단지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정부가 새만금공항 건설 계획 수립 당시 조류충돌위험에 대한 평가를 부실하게 했다는 판결이 나왔다. 정부가 추진하는 새만금공항 건설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행정법원 7부(재판장 이주영 수석부장판사)는 11일 공항 사업부지 주민들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낸 새만금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소송에서 "정부의 새만금공항 개발 계획은 위법하다"며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부는 타당성 평가에서 공항 입지 선정 절차를 거쳐 사업부지를 입지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후보지들의 조류충돌위험을 평가하지 않았다"며 "그 결과 조류충돌위험이 입지 선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관계 규정과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기준에 따르면, 조류충돌위험은 공항부지 선정시 필수 평가 사항이다.

재판부는 이어 "정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조류충돌위험을 평가했다고는 하나 역시 위험 정도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을 뿐더러 이를 입지 대안 비교·검토 과정에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조류충돌위험 평가 모델상 이 사건 사업부지의 조류충돌위험이 국내 어느 공항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모델의 일관성 없는 적용, 평가 대상 지역 축소 등을 통해 그 정도를 의도적으로 축소했고, 그마저도 입지 대안 비교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이 사건 타당성평가에서의 입지 선정 결과에 근거해 이 사건 사업부지를 공항 입지로 선정했다"고 판시했다.

국토부는 새만금공항 부지가 조류충돌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증거로 인접한 군산공항과 무안국제공항 평가결과를 제시했으나 법원은 "총 위험도 평가에서 나타난 이 사건 사업부지의 조류충돌 위험도는 다른 공항보다 훨씬 높다"고 했다.

법원에 따르면, 새만금공항 부지의 연간 예상 조류충돌 횟수는 반경 13km 기준으로 최대 45.92930회로 인천공항(2.9971회), 군산공항(0.04846회), 무안국제공항(0.07225회)과 비교할 때 많게는 수백배 차이가 났다. 재판부는 "더구나 정부가 이 사건 사업부지와 조류 서식환경·규모가 유사하다고 주장한 무안국제공항에서 실제로 2024년 12월 29일 여객기 참사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이 서천갯벌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라고 했다. 공항사업부지 자체가 염습지로,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 법종보호종 조류들이 다수 서식하고 있고 약 7㎞ 떨어진 서천갯벌은 습지보호지역·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업으로 해당 부지에 서식하는 조류들의 취식지·휴식지 파괴 및 축소, 개체수 감소 등의 악영향이 불가피한 반면, 조류충돌위험으로 인해 이 사건 사업부지 바로 인근에 대체서식지를 만들 수 없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고, 정부가 그 주장처럼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조류충돌위험을 저감함과 동시에 조류 등을 보호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 사건 사업이 서천갯벌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검토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대책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정부의 이 사건 사업의 결정은 조류충돌위험의 근거 없는 축소 평가, 평가된 위험요소의 입지 선정 절차 미반영, 조류 생태계 등 환경 파괴에 미치는 영향의 부실 검토, 환경 훼손 정도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단정 등으로 인한 것이고 항공안전성이나 생택계에 일부 악영향이 있더라도 저감방안을 통해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결국 새만금공항 건설 계획은 계획재량을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해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은 전북의 50년 숙원 사업이다. 송하진 전북지사가 민선6기(2016년)부터 주도해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본격화 됐다. 2014년 11월 전북도가 자체적으로 '전북권 항공수요 조사용역' 실시한 뒤 2015년 3월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전북도청에서 정부지원을 공식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이 사업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했다. 지난해 6월 HJ중공업이 실시설계 적격자 및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올 상반기가 착공 예정이었다. 예정대로라면 2029년 개항이 목표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판결의 내용을 한 번 살펴봐야 한다"며 "국토부가 중심이 돼서 일을 하고 있는 건데, 국토부와 상의를 해서 한번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전북 군산 새만금 사업 현장을 방문, 육상태양광단지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만금 국제공항 조감도. HJ중공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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