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미국이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겨냥해 추진하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의 제정 연장전에 착수했다. 지난해에는 규제대상 기업 선정 기준의 모호성과 절차 불투명성으로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올해는 지정 통보와 이의제기 등 절차를 보완해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미국·중국 국기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30429df5d67320.jpg)
10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 상원은 2026년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대한 공식 심의를 시작했다. 이번 심의에는 지난해 통과되지 못한 생물보안법의 개정안을 포함해 총 713개 법안이 상정됐다. NDAA는 연방 의회가 매년 제정하는 국방 정책과 예산 관련 법률이다. 국방부의 예산 승인, 군사 장비 조달, 군인 급여, 작전계획 등 국방 정책 전반을 다룬다.
지난해 발의된 생물보안법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 우려가 있는 기업들과의 거래나 협력을 2032년부터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대상에는 CDMO(위탁생산개발) 업체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앱텍, 유전체 기업 BGI지노믹스, MGI테크 등 중국 주요 바이오 기업들이 포함됐었다. 이 법안은 지난해 1월 처음 발의돼 9개월 만에 하원을 통과했지만, 같은 해 12월 상원 표결에서 무산됐다.
무산된 이유는 규제대상 기업 선정 기준에 대한 논란 때문이었다. 중국 기업과 단순 투자나 거래만으로도 규제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지, 기준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규제대상 기업 지정 절차 투명성이 문제였다. 또한 일부 미국 기업이 중국 자본을 통해 연구개발(R&D)을 진행해온 만큼, 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자국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빗발치기도 했다.
올해 새롭게 개정된 생물보안법은 안보 우려 기업으로 지정될 경우, 해당 기업에 지정 사실을 통지하도록 했다. 지정 사유는 국가안보 및 법 집행 목적 범위 내에서 제공하도록 했다. 지정 기업은 통지 수령 후 90일 이내에 지정에 반대하는 정보나 주장을 제출할 수 있으며, 이와 관련된 절차와 규정도 함께 안내받게 된다. 지정이 취소될 수 있는 조치에 대해서도 기업에 고지해야 한다. 개정안은 빌 해거티(Bill Hagerty) 공화당 의원과 게리 피터스(Gary Peters) 민주당 의원이 상원에 공동으로 제출했다.
앞서 미 하원은 지난해 9월 생물보안법을 규칙정지법안(SUSP)에 포함시켜 표결에 부쳤고 찬성 306표, 반대 81표로 압도적 지지를 받아 통과시킨 바 있다. 규칙정지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법안을 상임위 심사 없이 신속하게 처리하는 절차로, 법안이 통과되면 본회의 의결을 완료한 것으로 간주한다.
미국 의회는 상·하 양원제로 구성돼 있으며, 법안은 어느 쪽에서나 발의할 수 있다. 발의된 법안은 관련 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되며, 통과되면 상대 원으로 이송되는 방식이다. 상원에서 NDAA가 통과됐으나 하원이 이를 거부할 경우, 양원은 합동회의(Conference Committee)를 통해 조율된 법안에 대해 다시 표결을 진행한다. NDAA는 지난해까지 63년 연속으로 통과된 만큼, 생물보안법이 포함되면 올해 역시 최종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이번에도 중국 기업들의 반발과 로비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작년 입법 절차상 문제를 해소하고자 안보 우려 기업 지정 절차를 보완한 만큼, 올해는 통과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추진 중인 의약품 관세 부과, 약가 인하 정책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생물보안법 제정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과 기업 간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심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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