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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구조조정에도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는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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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화업계 산단별 NCC 통폐합 논의 본격화
샤힌프로젝트 공정률 약 80%...내년에 상업 가동
완공 시 범용제품 가격 경쟁력서 기존 NCC 압도
NCC 시설 감축 대열에 에쓰오일 참여는 미지수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폐합이라는 변곡점에 직면한 사이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 구축이 순항하며 국내 범용제품 공급망을 뒤흔들 준비를 하고 있다.

완공이 1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샤힌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석유화학 업계 판도가 뒤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른다.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공사 현장. [사진=에쓰오일]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화 업계는 본격 구조 개편에 착수했다. 업황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NCC 생산을 최대 370만톤(t)까지 감축하고 개별 기업에 맞는 자구방안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요 산업단지 별로 수면 밑에서 진행해온 NCC 통폐합 논의들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대산산단에서는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 간 NCC 통폐합이 검토되고 있고 여수산단에서는 LG화학과 GS칼텍스 등 NCC 통합 시나리오가 오르내린다. 정유사와 석화사 간 결합을 통해 원료·제품 밸류체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울산 등 타 산업단지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포착되고 있다. 과잉 공급 상황에서 개별 기업이 살아남기는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이처럼 국내 석화산업이 NCC 통폐합 등 구조개편이라는 변곡점을 맞은 사이 에쓰오일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샤힌프로젝트는 본격 가동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었다.

샤힌프로젝트란 에쓰오일이 총 9조원을 투자해 울산에 석유화학 설비를 구축하는 역점사업으로 국내 석화 투자 역사상 최대 규모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초 기준 샤힌 프로젝트 공정률은 79.8%며, 2026년 상반기 중 기계적 완공, 하반기 중 시운전 후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COTC(Crude Oil to Chemicals·원유 직투입 석유화학) 공법의 도입이다. 기존 국내 석화기업들의 나프타 기반 생산체계와 달리, 원유를 직접 석유화학 제품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NCC 통폐합을 단행하더라도 기초 범용제품 생산 단가에서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다.

이 탓에 업계에서는 샤힌프로젝트 완공 이후 범용제품 시장에서는 에쓰오일이 사실상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 석화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은 아람코라는 글로벌 최대 원유 공급자를 뒷배로 두고 있어 원료 조달 측면에서도 우위가 뚜렷하다"며 "국내 기업들이 아무리 협력이나 통합을 시도해도 단기적으로는 가격 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LG화학 여수 NCC 전경. [사진=LG화학]

특히 석화업계가 자발적으로 NCC 생산 물량을 감축하기로 했지만 이 행렬에 에쓰오일이 동참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우선 업계는 국내 전체 NCC 생산량 중 25%를 감축하는 자구방안을 연말까지 내기로 했지만 이는 현재 설비 기준이다.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는 내년 하반기에 가동을 앞두고 있어 시점상 해석이 갈린다.

또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는 범용 제품을 생산하기는 하지만 기존 국내 석화기업이 보유 중인 NCC설비와는 구조적으로 전혀 다른 설비인 것도 감축에 대한 해석을 모호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더욱이 기업별 NCC 생산 감축 할당량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범용제품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는 에쓰오일이 쉽사리 자발적 감축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샤힌 프로젝트가 '석화주권'을 사실상 해외 자본에 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대표 석화 기업들이 장기간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외국계 자본이 주도하는 프로젝트가 범용제품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범용제품이 기초가 되는 전방산업까지 가격·공급 구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지금 국내 석화업계에 당면한 두 가지 문제는 중국의 과잉 증설과 중동의 과잉 투자다"면서 "애초에 샤힌프로젝트는 국내 업계와 정부가 사우디로부터 투자를 유도했던 것인데 이게 결국은 자충수가 돼 버린 꼴이라 국내 석화업계가 풀어야할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고 진단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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