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하나가 되지 못하고 끊임없이 갈등을 반복하는가. 충주의 현실을 돌아보면 그 답은 더욱 뚜렷해진다.
충북대–교통대 통합 문제, 충주 드림파크 LNG 발전소 건설 계획, 산업단지 조성 등 굵직한 현안마다 지역사회는 찬반으로 나뉘어 갈등을 겪어왔다.
그 과정에서 정작 중요한 질문은 사라지고, 갈등의 흔적만 남는다. 이는 단순히 이해관계의 충돌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대화보다는 힘에, 토론보다는 지시에 익숙해져 온 문화적 습속의 결과이기도 하다.
토론의 본래 목적은 이기는 데 있지 않다. 다른 의견을 드러내고 경청하며, 차이를 좁혀 공동의 해법을 찾는 과정이 토론의 본질이다.
그러나 충주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교통대 통합 논의만 봐도 그렇다. “충주가 손해 본다”는 불안과 “청주로 쏠린다”는 불신이 충돌하면서, 대학을 어떻게 살리고 충주의 미래 산업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본질적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서로 설득하려는 대화보다는 상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그 결과 시민사회 전체가 소모적인 논쟁에 갇혀 있다.
LNG 발전소 문제도 마찬가지다. 충주는 이미 수력, 태양광, 수소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도시다.
그러나 시민 의견 수렴과 충분한 대안 검토 없이 대규모 LNG 발전소 건설이 추진되면서 지역은 찬성과 반대로 갈라졌다.
에너지 안보와 지역경제라는 명분과, 환경과 건강권 침해라는 우려가 맞부딪히자 협력적 해법은 사라지고 갈등만 남았다.
정작 중요한 질문, 즉 “충주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략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논의는 뒤로 밀려나 버린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옳은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함께 미래를 열 것인가’를 묻는 일이다.

대학 통합은 충주와 청주가 서로를 제압하는 싸움이 아니라, 충북 전체의 균형발전과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LNG 발전소 문제 또한 찬반의 단순 대립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충주의 풍부한 수자원과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 속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눈앞의 작은 이익을 좇다가 결국 더 큰 기회를 잃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을 반복한다.
야구공만 한 것을 두고 다투는 사이, 농구공만큼 큰 기회가 사라지는 장면은 충주에서 낯설지 않다.
대학 통합 논의가 지리적 이권 다툼으로만 비치면, 충청북도 전체의 고등교육 경쟁력은 약화될 것이다.
LNG 발전소 문제 역시 당장의 전력 수급 논리만 강조된다면, 장기적으로 충주는 ‘친환경·에너지 도시’라는 더 큰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갈등은 눈앞의 몫을 둘러싼 싸움으로 비치지만, 그 결과는 모두에게 손해로 돌아온다.
충주의 잠재력은 분명하다. 중부내륙의 교통 중심지라는 입지, 풍부한 수자원과 산업 기반, 문화와 관광 자원은 도시의 미래를 새롭게 열 수 있는 자산이다.
그러나 이 자산은 협력 없이는 결코 빛을 발할 수 없다. 내부 갈등에 묶여 있다면, 충주의 기회는 다른 도시로 흘러갈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필요한 것은 갈등을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협력을 선택하는 용기다.
진정한 힘은 상대를 비판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진짜 힘은 서로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함께 길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다.
험담이 아닌 성찰, 반목이 아닌 협력, 불신이 아닌 신뢰가 우리의 언어가 될 때 충주는 다시 도약할 수 있다. 협력의 문화는 단순히 이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갈등의 문화에서 협력의 문화로. 그것은 충주가 지금 선택해야 할 유일한 길이다. 대학 통합도, 에너지 정책도, 산업단지 조성도 협력이라는 틀 안에서 다시 논의되어야 한다.
오늘 우리가 어떤 문화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충주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분열의 언어를 넘어서 협력의 언어를 선택할 때, 충주는 더 큰 내일을 열 수 있다.
이태성 새로운충주포럼 상임대표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