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중국발 어닝쇼크'에 직면한 LG생활건강이 화장품 사업 구조 재편에 사활을 걸었다. 높은 중국 의존도가 독으로 작용하면서 북미 중심의 K뷰티 열풍에서 비껴간 데다 경쟁 심화로 점유율이 줄자 메스를 들었다.
5일 사업보고서와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생활건강 뷰티 부문의 2분기 매출액은 604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63억원으로, 뷰티 부문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2004년 4분기 이후 82분기, 20년 6개월 만이다.
경쟁 심화로 국내 시장 점유율이 줄어든 데다, 기둥 역할을 하던 중국 지역 매출마저 줄어든 영향이다.

LG생활건강의 중국 지역 매출액은 2021년 무렵 보따리상(다이궁)에 힘입어 1조3300억원에 육박하며 전체 지역에서 16% 이상을 차지할 정도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경기 침체 여파로 2023년 중국 지역 매출액은 724억9800만원까지 떨어지며 중국 지역 기여도 또한 10%대로 줄었다.
LG생활건강의 중국 지역 매출액이 뷰티 부문에만 있지 않지만, 2021년 당시 해외 지역 수익(3조9062억원)에서 74% 이상을 뷰티 부문이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이후에도 해외 수익의 60% 이상을 뷰티 부문으로 벌어들였단 점을 고려하면 중국 내 뷰티 부문 매출 감소가 해외 수익 감소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풀이가 가능해진다.
여기에 국내서도 경쟁 심화로 점유율이 하락하며 매출 하락 폭이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LG생활건강의 국내 럭셔리 뷰티 부문 점유율은 20.3%로 지난 2022년(22.5%), 2023년(21.8%) 대비 점차 줄며 지난해 LG생활건강 뷰티 부문의 국내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3.5% 하락했다.
이런 여파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뷰티 부문과 LG생활건강 뷰티 부문의 매출 격차는 6722억원으로 전년(4548억원)보다 30% 이상 벌어졌다.
이에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판매 채널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사업 구조 개편에 착수했다. 중국 다이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면세점 공급 물량을 조절하고 아마존 등 공급망 확대를 통해 북미와 유럽 등에서 고객 접점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방문판매 비중을 줄이고, 온라인과 H&B 스토어를 중심으로 채널 구조를 재편 중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브랜드 건전성 제고 위한 선제적 물량 조정 등 국내 사업 구조를 빠르게 정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드라마틱한 포트폴리오 전환은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2분기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해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영업이익이 42억원까지 하락하며 LG생활건강과 같은 '중국발 어닝 쇼크'를 겪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영업이익을 277.7%억원까지 늘리며 1개 분기 만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여줬다.
LG생활건강도 2분기 북미 지역 매출액이 1404억원을 기록하며 외형성장을 일구는 데는 성공했지만, 2019년 인수했던 '뉴 에이본 컴퍼니'가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279억원에 달해 실질적인 이익 체력을 뜻하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은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전날 대신증권도 LG생활건강의 3분기 뷰티 부문 영업손실이 222억원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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