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3a643716b18989.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8월로 예정된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 전까지 두 달 간 당을 이끌 신임 비대위원장에 송언석 원내대표가 공식 취임했다. 송 신임 비대위원장은 2일 취임 일성에서 "오로지 국민 마음을 푯대로 삼아 나아가겠다"며 혁신 의지를 밝혔지만, 정작 새로 구성될 혁신위에 당 개혁 전권을 부여할지에 대해선 말을 아껴 당 쇄신 작업이 얼마나 밀도 있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작년 12.3 불법 비상계엄과 이로 인한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에 많은 실망을 끼쳤다"며 "국민 뜻을 온전히 받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런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성찰과 각오를 새기고 또 새기면서 다시 시작하겠다"며 "오로지 국민 뜻을 기준으로 삼아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대위 3대 활동 방향으로 △당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혁신안 추진 △비판과 견제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야당다운 야당 △유능한 정책 전문 정당 발돋움 등을 제시했다. 당 개혁의 실무를 맡을 혁신위원장으로는 안철수 의원(4선·성남 분당 갑)을 지명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의사·교수·IT 기업 CEO를 두루 거친 안 의원은 과감한 개혁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획기적이고 포괄적 혁신안을 마련해 새 당 지도부와 함께 강력히 추진해나가겠다"며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말 아닌 행동으로 당의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여투쟁 의지도 다잡았다. 그는 "집권여당은 핵심 상임위원장을 일방 독식한 데 이어 추가경정예산안 졸속 처리, 노란봉투법·양곡관리법·방송3법·검찰해체법 등 국가 기본 체계를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입법안의 강행 처리를 예고하고 있다"며 "의회주의를 지탱하는 견제와 균형의 전면 부정이자 파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통령은 입으로 협치를 외치고, 여당은 일방 폭주하는 양두구육의 '기만적 이중플레이'라며 "국민의힘이 이런 부분에 대해 국민과 함께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정책 정당화를 위한 구상도 제시했다. 그는 여의도연구원을 중심으로 국내외 민간 연구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당 정책 역량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반도체·AI 등 미래 첨단 산업 육성 △청년 자산 형성과 일자리 정책 △취약계층 재기 지원 등 '3대 중점 정책'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37afc7244b094.jpg)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후 한 달 내내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이 내건 5대 혁신안 이행을 두고 친윤(친윤석열)계 구주류와 쇄신파가 갈등을 거듭하는 등 반전 기회를 전혀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여당은 그 사이 권력기관 개혁과 상법개정안 추진 등 공격적 의제를 선점하며 여야 간 지지율 격차는 대선 이후 더 벌어진 상태다.
송 비대위원장이 이날 국민 눈높이에 걸맞은 당 혁신을 제1 과제로 강조한 것도 꽉 막힌 정국 해법을 찾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를 주도할 혁신위가 친윤(친윤석열)계 위주의 새 지도부로부터 폭넓은 권한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야권 내 적지 않다. 지난 2023년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분위기 반전을 위해 세운 '인요한 혁신위'도 총선 승리 전략으로 '친윤 인사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제시했으나, 친윤계 김기현 당시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사사건건 부딪히며 실질적 성과 없이 해산한 바 있다.
역시 친윤계 구주류로 분류되는 송 비대위원장도 이날 '안철수 혁신위'에 전권을 줄 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그는 질의응답에서 '혁신위가 혁신안을 내면 지도부가 조건 없이 받을 것이냐'는 말에 즉답을 피한 채 "당이 특위 형식의 기구를 만들었을 때 당 의사 결정 체계 내에서 운영해온 사례가 있다"며 "그 부분을 고려해 (혁신위를) 운용하겠다. 우리가 생각하는 최고 수준의 혁신 방안이 잘 마련되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당내에서도 송 비대위원장 '혁신'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벌써부터 나온다. 임기 동안 친윤계 등 '기득권 2선 후퇴'를 외친 김 전 비대위원장은 송 비대위원장 회견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서 바라고 계신 혁신은 '인적청산'"이라며 "이 당을 잘못 이끈 사람들에 대한 (조치 등)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지가 핵심인데, 그걸 하지 못하면 혁신위가 결과적으로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