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임승제 기자] '윤석열·김건희 부부 공천개입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 등에게 억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모(여·60대)씨가 법정에 나와 "검찰의 회유로 허위진술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특히 1억2000만원은 공천 대가가 아니고 명 씨와는 전혀 관계없는 돈이라고 주장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인택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오전 10시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명태균 씨, 김영선 전 국회의원,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 등 '윤석열·김건희 부부 공천개입 의혹사건' 관련 피고인 5명에 대한 6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시의원 국민의힘 달서구갑 공천을 받기 위해 2021년 8월부터 2022년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김태열 전 소장을 통해 명 씨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2000만원을 건낸 혐의로 기소된 이 씨를 상대로 증인 심문을 진행했다.
검찰 측은 이 씨에게 "압수수색 직후 진행된 두 차례 조사에서 시의원 공천을 위해 명태균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이 맞다고 했다가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난 뒤 이를 번복해 시의원 공천 대가가 아닌 김태열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진술을 바꾼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이 씨는 "(조사 당시) 처음부터 김태열에게 빌려준 돈이라고 진술했지만 (검찰이) 받아 들이지 않았다"며 "이후 검사가 걱정하지 말라고 설득을 하면서 특검에 가면 힘들어진다는 등 협조를 해 달라고 하는 바람에 너무 겁이 나고 정신도 없고 해서 불안한 나머지 허위 진술을 하고 횡설수설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에 검찰 측은 이 씨에게 "당시 변호사 없이 조사를 받았지만 검사로부터 원하는 답변을 해 달라는 취지로 강요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 씨는 "강요라기 보다는 설득을 많이 하지 않았느냐"며 "당시 김태열한테 사무실 운영자금으로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수차례 진술을 했다. 너무 무서웠다"고 답변했다.
앞서 지난해 이 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경남선거관리위원회 조사에서 "김태열에게 6000만원을 빌려줬다가 모두 돌려 받았다"고 진술했고 또 검찰 1차 조사에서도 "지방선거 공천에 도움을 받기 위해 김태열 씨를 통해 명태균 씨에게 돈을 건네 줬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 씨는 또 선관위 조사에서 김태열에게 빌려준 돈이 1억2000만원이 아닌 6000만원이라고 허위 진술한 것에 대해서는 "김 씨가 선관위 조사 이전에 찾아와 6000만원을 빌렸고 돈을 갚았으니까 채권 관계가 소멸됐다고 해야 사건이 커지지 않고 마무리될 수 있다고 종용해서 그렇게 진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이 씨에게 공천 확정을 앞둔 2022년 4월 30일 명 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증거로 제시하며 압박했다. 이 씨가 보낸 메시지에는 "저를 구제할 방법은 현재 시·구 전략 공천이 한 자리도 없기 때문에 제 자리에 전략 공천을 부탁드립니다", "제가 초보인지라 (대구)시당 공관위 경선은 어려운 대결입니다", "죽을 만큼 큰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부디 전략 공천을 꼭 부탁 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명 씨에게 공천이 확정 된 다음날인 2022년 5월 2일 보낸 "너무나 믿고 의지했는데 결과는 처참하군요", "그렇게도 잘될 거라고 안심 시키더니 이렇게 될 줄이야", "통곡하고 싶습니다"는 메시지도 함께 내보였다.
이에 이 씨는 "당시 지역구 홍석준 전 국회의원을 원망한 것"이라며 "전날(5월 1일) 공천 탈락 통보를 받고 부당한 경선이라고 대구시당 공관위에 이의를 제기해 받아 들여졌는데 다시 경선 명단에 저만 쏙 빠져 화가 났어 푸념한다는 것이 명 씨에게 보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이 씨는 명태균 씨에 대해 "돈을 준 적도 없고 더욱이 공천을 부탁한 적도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그러면서 "1억2000만원은 김태열에게 사업 자금 명목으로 차용증을 쓰며 빌려준 것이고 명 씨나 김영선 전 의원은 내게 돈을 요구한 적도 없다"며 "돈을 빌려간 김태열에게 공천 발표가 있기 훨씬 이전부터 계속 돈을 갚으라고 독촉해서 6000만원을 돌려받았고 나머지는 보증을 선 배 씨에게 일부 받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열린 5차 공판에서도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배모(60대)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1억2000만원을 명 씨 등 3명에게 공천 대가로 준 게 아니라 김태열 전 소장에게 사업 운영 자금으로 빌려준 것이라며 관련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이날 명태균 씨는 법정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에게 "특검이 시작되면 특검에서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진실대로 밝힐 것"이라며 "사실대로 말하면 양당(민주당·국민의힘)이 다 문제가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진실을 원한다고 하니까 그럼 진실을 밝혀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선 전 의원은 강혜경 씨를 상대로 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소·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음 7차 공판은 오는 23일 오전 10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창원=임승제 기자(isj2013@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