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일 기자] 세종시 중·고등학교에서 최근 2년간 정기고사 재시험이 120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반복되는 출제 오류와 관리 부실이 단순 실수를 넘어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 소속 박란희 의원(더불어민주당, 다정동)은 지난 9일 열린 제98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며 “시험은 학생의 학업 성취를 평가하는 핵심 수단이자 교육에 대한 신뢰의 상징”이라며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재시험은 명백한 제도적 실패”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이 밝힌 세종시교육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재시험은 총 66건으로, 이 중 63건이 출제 오류, 3건은 시험 범위 오류였다. 같은 해 중학교에서도 출제 오류로 인한 재시험이 5건 발생했다. 2024년 들어서도 고등학교에서 출제 오류 40건, 시험관리 오류 4건 등 45건의 재시험이 있었으며, 중학교도 4건이 재시험으로 치러졌다.
특히 인쇄 오류, 답안지 분실, 감독 소홀 등의 운영 미비 사례도 다수 드러났다.
박란희 의원은 “정기시험은 학생의 진로와 직접 연결되는 핵심 평가인데도 불구하고 시험 진행 과정에서 큰 허점이 드러난 것은 학생 및 학부모에게 막대한 혼란은 물론, 추가적인 학업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박 의원은 특히 “시험은 학생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이자, 교육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를 상징하는 지점”이라며, “출제의 책무성도 중요하지만, 반복되는 오류의 근본적인 원인인 제도적인 관리 부재와 부족한 지원 정책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절실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근본적인 개선책으로 △교사 대상 출제 역량 강화 연수 확대 △교과협의회 중심의 출제 체계 확립 △시험 편집·검토·운영에 대한 다층적 점검 시스템 마련 △교사 간 협업을 위한 학습공동체 활성화 △오류 발생 시 책임 있는 사후 조치 및 투명한 설명 체계 마련 등을 제시했다.
또한 “교사 개인의 실수로 치부할 일이 아니라, 교육청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며 “신뢰받는 시험을 만들기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제98회 정례회 기간 중 2025년도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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