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대신증권과 코리안리재보험은 대주주의 경영권 지분이 취약한 대표적인 금융회사다. 대신증권 양홍석 부회장과 특별관계인의 지분은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코리안리재보험도 신영증권을 제외하면 20%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자기주식을 경영권 방어에 사용하지 못한다면, 언제라도 적대적 인수합병에 노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신증권과 코리안리는 2011년 이후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섰다.
대신증권의 2024년말 기준 자사주 비중은 25.17%로 양홍석 부회장(9.83%)를 크게 웃돈다. 양 부회장 외에 이어룡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해도 지분율이 16.04%에 불과하다.
대신증권의 취약한 대주주 지분은 갑작스런 경영권 변경와 맞닿아 있다. 대신증권 창업주인 양재봉 명예회장은 2001년 둘째 아들인 고 양회문 회장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줬다. 그런데 2004년 양회문 회장이 별세하면서 부인인 이어룡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양홍석 부회장도 20대에 대신증권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이전 작업이 완료되기도 전에 지배주주가 변경되면서 이어룡 회장과 양 부회장 등의 지분은 2011년 초까지 7%대에 불과했다. 대주주의 취약한 지분율을 노린 경영권 위협 사례도 있었다.

경영권 위협을 느낀 대신증권은 2011년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취득이 허용되자 2012년부터 자사주를 공격적으로 매입했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총 143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이 중 152만주만 처분하고 나머지는 소각하지 않은 채 보유하고 있다. 언제라도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룡 회장과 양 부회장도 자사주 상여금과 배당금 등으로 지분을 꾸준히 늘리긴 했지만 여전히 지배주주로서의 지분율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신증권이 자사주 보고서에서 보유 중인 자사주의 처분이나 소각 게획에 대해 "처분계획 없음, 소각계획 없음"이라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양 부회장은 자신의 지분 가운데 절반 가까운 300만주를 주식담보대출을 위한 담보로 제공하고 있어 당장 지분을 대폭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코리안리 역시 대신증권과 마찬가지로 자사주를 동원해 경영권 위협을 막고 있는 곳이다. 코리안리의 자사주 비중은 9.29%로 장인순 여사(6.11%)와 원종규 대표이사(4.64%)를 크게 넘어선다.
대주주의 낮은 지분을 방어하기 위해 코리안리가 선택한 것은 자사주 교환을 통한 우호세력 확보였다. 1996년부터 2008년까지 자사주 1860만주를 취득했던 코리안리는 2007년 6월 신영증권과 자사주 3.2% 맞교환을 실시했다.
자사주 맞교환에 더해 2020년부터는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과 함께 신영증권과의 지분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코리안리는 2020년에만 자사주를 1260만주 취득했다. 취득한 자사주를 처분하거나 소각한 적이 없다. 동시에 신영증권은 2020년부터 코리안리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2018년 신영증권 원국희 회장이 코리안리 지분을 신규로 매입한 이후 2020년부터 원 회장은 물론이고 원 회장의 부인 민숙기씨와 딸 원혜숙(Connie hyesook lee), 원주영 등이 잇따라 코리안리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신영증권과 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코리안리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8.83%에 달한다. 국민연금이나 SKAGEN같은 기관투자가들을 웃도는 지분이다.
코리안리는 신영증권 자회사인 신영자산운용의 지분(9.38%)를 소유하고 있다. 신영증권 역시 자사주 비중이 53.1%(2024년 9월말 기준)에 이를 정도로 자사주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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