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이 '권력구조 개편' 헌법 개정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표면적으로는 당이 12·3 비상계엄의 원인으로 지목한 '야당 입법 폭주'를 견제하겠다는 것이지만, 조기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권력 집중을 최대한 막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당은 이를 위해 현재 개헌 논의를 주도하는 야권 원로들과도 손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위원장을 맡은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첫 회의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f7f8cc291c63a.jpg)
주호영 당 헌법개정특별위원장(국회부의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개헌특위 1차 회의 후 브리핑에서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장 큰 원인으로 '이재명 대표'를 꼽았다. 그는 "현재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의견이 조금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대통령 권력을 줄이자는 데는 많은 분들이 일치하고 있다"며 "민주당도 이 대표를 제외하고 전직 국무총리와 국회의장이 이번에 모두 개헌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개헌특위만 만들어지면 개헌이 빨리 진행되겠지만, 이 대표가 개인적 이유 때문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은 "그동안 개헌이 잘 되지 않은 이유가 (집권) 초기에는 대통령이 반대하고, 후기에는 유력 대권주자들이 '이대로 선거를 치뤄야 내가 유리하다'는 생각에 반대했기 때문"이라며 "국민 여론이나 선배 정치인이 나서서 여론이 하나로 모아지면, 이 대표도 자기 주장을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치권에선 '3월 탄핵 선고, 5월 조기 대선'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자체 개헌안 마련 시점'에 대해 "ASAP(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는데, 이 역시 이 대표의 대권 행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미 국회의장 직속 자문위와 여러 헌법·정치학자가 결론낸 안이 있다. 이전에 우리 당 개헌특위 위원장이던 이주영 전 부의장의 안도 있다"면서 "이번에는 연구를 오래 해 자료를 축적할 게 아니라, 있는 것 중 선정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첫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개헌을 통해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고, 민주당의 입법 폭주 등 과도한 입법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권력구조 개편 방식과 대통령 임기 조정 등 구체적 방안에 대해선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국가원로들 개헌을 말하다' 대담회에는 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김형오·강창희·정의화 국회의장, 정운찬·김황식·이낙연·김부겸 전 국무총리,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나와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헌정회는 오는 5일 서울역 광장에서 '개헌 범국민 결의대회 및 서명운동 발대식'을 개최한다.
국민의힘은 개헌 여론을 환기하기 위해 서명운동과 국회 개헌 청원 등을 추진하는 한편, 자체 개헌안을 정리한 뒤 이 대표와의 회동을 모색하는 등 야권과의 적극적인 소통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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