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올해도 연초부터 먹거리 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초콜릿, 커피, 과자 등 품목도 다양합니다.
빙그레는 내달부터 아이스크림과 커피, 과채음료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고 롯데웰푸드도 빼빼로 등 제품 26종의 가격을 지난 17일부터 평균 9.5% 인상했습니다. 파리바게뜨도 지난 10일부터 2년 만에 빵과 케이크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고, 스타벅스·할리스·폴바셋 등 커피 브랜드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얼마 전엔 저가커피 브랜드 컴포즈커피가 창사 이래 최초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300원 올렸죠. 통상 식품 가격은 경쟁사가 올리면 도미노처럼 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기에 당분간 가격 인상 소식이 계속 들려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e3aaab1b63b35.jpg)
이에 정부가 나섰습니다. 최근 식품업계 간담회를 열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일방적으로 식품업계에 '물가 안정을 위해 협조해달라'고 하는 것은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국민 입장에서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려운 때에 다 같이 극복한다는 마음으로 (제품)인상 부분은 정부와 협의해 달라"고 했습니다.
이전처럼 직접적으로 강도높게 압박하진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뜻을 내비친 셈이죠. 송 장관은 취임 후 식품업체 공장을 수십여 회 방문했으나, 공식적으로 한 자리에 불러 모은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여 만입니다. 최근 가격 인상 흐름을 지켜보기만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간 정부가 직접 나서 먹거리 물가에 '브레이크'를 밟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사실 연례행사에 가깝습니다. 효과도 있습니다. 일부 업체들은 이미 발표한 가격 인상 내용을 철회·번복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이러한 정부의 개입이 적절한가에 대한 평가는 상반됩니다. 일각에서는 기업 팔을 비틀어 가격을 통제하는 건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합니다. 정부 압박에 위축돼 잠시 눈치를 보겠지만 원가 압박, 고환율 등 근본적 인상 요인이 사라지지 않는 한 언젠가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억눌린 가격이 한꺼번에 폭등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로 과거 이명박 정부가 2008년 생활에 밀접한 52개 품목에 담당 공무원을 붙여 가격을 관리했지만, 3년 뒤 해당 품목들의 물가지수가 되레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앞질러 버렸죠.
반대로 식품업체가 스스로 '그리드플레이션(greed+inflation·기업 탐욕에 의한 물가 상승)'을 경계하도록 정부가 지속적인 견제구를 던져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정부가 시장 가격을 개별 품목 단위로 조정하려 드는 건 과한 처사지만, 기업들의 과도한 물가 인상 시도에는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건데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식품업체들이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이유로 거의 매년 연말연시마다 제품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연례행사가 된 정부와 식품업계의 가격 줄다리기. 시장 경제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기업의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모두 일리가 있지만 더 이상 차일피일 미룰 순 없습니다.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소비자 사이에선 '장보기 겁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죠. 합리적 대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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