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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연구개발자들 "바짝 일하고 쉴 수 있다? 못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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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토론회서 증언..."건강 문제 일으킬 것" 입 모아
"주 52시간 적용 제외는 반헌법적"이라는 주장도 나와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일정 소득 이상의 반도체 연구개발노동자에게 주 52시간 노동상한제 적용을 제외하는 반도체 특별법 제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몰아서 일하고 쉬는 것은 어렵다는 현장 노동자들의 증언이 쏟아졌다.

13일 국회에서 '광장의 요구에 반하는 반도체특별법, 문제를 말하다'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13일 국회에서 '광장의 요구에 반하는 반도체특별법, 문제를 말하다'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14년째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한기박 삼성 반도체 연구개발자는 13일 국회에서 이용우 의원실과 참여연대 등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프로젝트가 끝나면 회사가 월급을 주면서 쉬게 할까. 여기 계신 모든 분이 답을 아실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씨는 "연구개발직군에 계신분들은 매년 프로젝트에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사업을 진행한다"며 "프로젝트 기간 동안 '피크기간'이 존재하는데, 그 기간이 6개월 이상 이어질지는 프로젝트가 끝나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원격업무시스템(RBS)을 통해 재택근무를 밤낮을 가리지 않고,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근무하는 동료들도 있다"며 "임금을 받지 않은 채 공짜로 근무를 하고 있는 동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11일 발의된 반도체특별법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전폭적인 지원책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의 제 34조는 반도체 산업 연구개발 분야 노동자들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휴게, 휴일 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규정의 적용을 제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반도체특별법의 주 52시간 적용 제외가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씨는 "3개월 지속된 야근 끝에 3일 연속 밤을 지새웠을 때였다. 심장이 엇박자로 뛰는 느낌이 들며,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어지러웠다"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하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후공정 업체에서 28년째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이수옥씨는 "저희 회사 연구직 중 스스로 생을 마감하신 분이 있었다"며 "그 분의 배우자로부터 '단 하루도 퇴근 후 집에서 편히 쉬어본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업무 과중을 이유로 사표로 제출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최민 직업환경의학전문의는 "장시간 노동의 건강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며 "주당 55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허혈성 심장질환 발생 가능성 17%, 뇌졸중은 35% 증가할 수 있다. 이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16년에만 전세계적으로 74만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14년째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변희범 삼성 반도체 개발자는 "삼성전자는 고과평가라는 보이지 않는 압박 아래 일하고 있다"며 "노동시간 유연화가 정식으로 허용된다면,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추가적인 근로를 강요받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날 토론회에는 주 52시간 적용 제외가 반헌법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신하나 변호사는 "근로시간이라는 본질적 근로조건을 시행령에 위임하도록 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백지위임하는 것으로,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이 정한다"고 한 헌법 제 32조 제3항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주 52시간 예외에 찬성하는 측은 해당 조항의 입법이 산업 경쟁력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반도체 산업은 '기술 중심' 산업이고, 이 중심에는 기술 개발이, 이 기술 개발 중심에는 연구자들이 있다"며 "이 연구자들이 어느 순간부터 시간의 기준으로 일을 하게 됐는데, 시간을 기준으로 연구 개발을 한다면 성과가 나오기 쉽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용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내에서 여러 논의가 있어왔는데, 노동시간 문제는 단기간 내에 손쉽게 결정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사회적 대타협을 거쳐야 하는 정도로 당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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