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어떤 게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언박싱'하는 재미가 있어요. 이름처럼 '럭키'한 제품이 나오기도 하는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선물하거나 서로 바꾸기도 해요."
![최근 '럭키박스', '랜덤박스' 등 무작위 상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지그재그 갈무리]](https://image.inews24.com/v1/9c28e12e1b74e3.jpg)
MZ 세대를 중심으로 '랜덤 문화'가 하나의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아이돌 랜덤 굿즈나 피규어에서 볼 수 있었던 문화가 패션과 뷰티, 식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걸쳐 활용되는 모습이다. 이른바 '랜덤 박스', '럭키 박스' 등으로 불리는데, 가격이 제각각인 상품을 무작위로 상자에 담아 열어보기 전까지 어떤 것을 받을지 모르는 게 특징이다.
15일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1월 5일~2월 4일) '럭키박스' 검색량은 5만건을 돌파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약 120배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실제 거래액도 10배 이상 증가했다. '랜덤박스' 검색량도 같은 기간 2만건 수준으로 3~4배 정도 늘었다.
![최근 '럭키박스', '랜덤박스' 등 무작위 상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지그재그 갈무리]](https://image.inews24.com/v1/7334967a079290.jpg)
대표적으로 인디 패션 브랜드 '수수'는 최소 7900원부터 최대 19900원짜리 '랜덤 럭키박스'를 판매하고 있다. 이 박스에는 가격대별로 상의, 하의, 원피스 등 상품이 무작위로 들어있다. 간편 건강식 브랜드 '한끼통살'의 '10종 럭키박스'에는 맛별 닭가슴살 제품이 랜덤으로 담겨있다.
무신사 뷰티에서도 럭키박스가 시그니처 프로모션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인디 브랜드 비중을 90% 이상으로 높여 신진 중소 브랜드가 인지도를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구성했다. SSG닷컴도 지난달 '뷰티 쓱세일'을 통해 인기 브랜드사 대표 상품을 모아 구성한 럭키박스를 선보였다.
![최근 '럭키박스', '랜덤박스' 등 무작위 상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지그재그 갈무리]](https://image.inews24.com/v1/d3f8ed218c6ba0.jpg)
이 같은 랜덤 문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실제 지불한 금액보다 더 값비싼 상품을 얻을 수 있다는 색다른 즐거움을 느낀다. 지그재그 등 온라인 플랫폼에는 결제한 금액보다 2~3배 비싼 상품을 받았다는 관련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입장에서도 자사의 상품군을 알리고 잠재 소비자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시즌 오프 등 재고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다만 고가품 기대심리를 겨냥한 '깜깜이 확률'인 만큼 사행성 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확률형 상품인 온라인 게임 아이템은 백분율 등 확률 정보가 공개되고 있지만, 랜덤 박스는 별다른 규제 기준이 없다. 또 관련 상품은 특성상 대부분이 제품 사용 시 하자 외에는 교환·환불이 불가하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랜덤 박스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민원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과대광고나 허위 상품 판매 등을 조사하는 사례가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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