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와 통상 정책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방안으로 대미 투자 확대를 통한 현지화 전략 강화, 아세안 등 미국 외 지역으로의 투자·수출 다변화를 제시했다.

5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 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미 신정부 출범에 따른 영향 및 대응방향'을 보고했다.
자동차업계는 대미 수출 편중도가 50% 이상으로 높은 만큼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적자 개선과 제조업 및 일자리 확대 등을 위해 관세 부과 중심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우선 자동차업계는 10~20% 수준의 보편관세가 도입될 경우 한국의 높은 대미 수출 편중도로 수출 물량 유지에 차질을 빚고, 수익성이 악화할 것을 우려했다. GM한국사업장의 미국 수출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88.5%에 달한다.
아울러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25%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현지 공장의 대미 완성차 수출 감소, 수익성 악화, 부품 공급 차질로 미국 내 가격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기아의 멕시코 현지공장 생산물량 중 약 60%가 미국 수출 물량이다.
미국은 특히 높은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에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실시하고, 고율 관세 또는 쿼터 설정 부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정책 폐기 또는 축소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폐지 가능성도 우려된다. 장기적인 친환경차 전환 정책 방향에 대한 영향은 적지만, 미국 현지 투자를 이미 시행한 완성차, 배터리 기업의 기대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국내 자동차 업계는 대미 투자 확대 등 현지화 노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앨라바마와 조지아, 메타플랜트 생산공장, 연구개발(R&D) 시설 등을 포함해 약 20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만 57만 명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미국 판매 중 현지생산 비중은 현재 약 44%로, 30~50만 대 규모인 신공장을 본격 가동하면, 그 비중이 60~75%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아세안 등 타지역으로의 투자와 수출 다변화도 모색한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15만 대 규모, 베트남에 20만 대 규모의 반조립제품(CKD) 공장을 운영하고, 향후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협회 차원에서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주요국을 대상으로 민관 네트워크 활동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협회는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시나리오별 상황에 선제 대응하고, 유럽(ACEA), 독일(VDA), 일본(JAMA) 등 대미 자동차 무역수지 흑자국의 자동차협회들과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멕시코산 관세부과와 관련해 미국 내 생산 확대 등 생산지 변경, 멕시코산의 미국 외 북남미·유럽 등으로의 판로 확대 등 해당국과 글로벌 완성차(OEM)들의 대응 과정을 모니터링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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