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 한국법인이 연회비를 최대 15% 넘게 인상한다. 최근 수년간 역대급 실적 성장을 기록 중인 상황에서 소비자 부담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 한국법인은 5월1일부로 골드스타 회원권 연회비를 3만85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11.7% 인상한다고 확정, 발표했다. 이그제큐티브 회원권은 기존 8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7.5% 인상한다. 비즈니스 회원권의 경우 3만3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15.2% 올린다.
코스트코는 지난해 9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연회비를 각각 8.3% 올린 바 있는데, 이번 한국 멤버십 인상률은 최대 15.2%로 더 높게 책정됐다.
코스트코 코리아는 "최고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제공할 수 있도록 하며, 급변하는 영업환경과 비용 등의 상승에 따라 인상하게 됨을 안내드린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코스트코의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코스트코 한국법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9월~2020년 8월 회계연도 매출은 4조5229억원 △2020년 9월~2021년 8월 5조3523억원 △2021년 9월~2022년 8월 5조5354억원 △2022년 9월~2023년 8월 6조678억원 △2023년 9월~2024년 8월 6조5301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2020년 1429억원 △2021년 1775억원 △2022년 1941억원 △2023년 1888억원 △2024년 2186억원으로 최근 5년 새 53% 늘었다.

특히 미국 본사에 대한 고배당 기조 때문에 두자릿수 연회비 인상이 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코스트코 한국법인은 지난 회계연도 당기순이익 67%에 달하는 1500억원을 미국 본사에 배당했다. 최근 5년간 배당액은 △2020년 1900억원 △2021년 673억원 △2022년 709억원 △2023년 2000억원 △2024년 1500억원 등 총 7000억원에 육박한다. 배당금은 전액 코스트코 한국법인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로 넘어간다.
한국 내에서 상생 활동이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도 주목받는다. 지난 회계연도 국내 기부금은 당기순이익 0.5% 수준에 불과한 12억원 가량이다. 미국 본사가 가져간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친다. 최근 5년간 기부금을 봐도 △2020년 10억7978만원 △2021년 10억2657만원 △2022년 12억8456만원 △2023년 11억8040만원 △2024년 12억2139만원에 그친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 관계자는 "다른 업종과 달리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유통업체의 경우 사회 기여 활동에 인색한 모습을 보인다"며 "이익만 내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연회비를 대폭 올렸음에도 고물가 시대에 창고형 할인점에 대한 소비자의 호응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연회비 인상은 감내할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다.
코스트코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박리다매 전략을 쓰고 있다.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생필품을 묶음이나 박스 단위로 상품을 판매하는 식이다. 여기에 멤버십 비용을 받아 이윤을 보전한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코스트코의 연간 영업이익 절반가량은 멤버십 회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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