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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2심도 모두 무죄…10년 사법리스크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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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재판부 "검찰 항소 기각, 원심 판단 유지"
검찰 기소 후 4년5개월 국정농단 사태 후 10여년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재판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2016년 국정농단 사태부터 10년을 이어온 '사법리스크'가 일단락됐다.

재계에선 이 회장이 1심에 이어 항소심까지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경영 행보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이 회장의 복귀 여부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안건에 오를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등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재판부 "항소 기각, 원심 판단 유지"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는 3일 오후 이 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14명의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판결에서도 전부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이 이 회장을 기소한 지 4년 5개월만이다.

재판부는 "검찰 측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1심대로 무죄를 받게 됐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미래전략실 주도로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불법적으로 추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합병 과정에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불공정 합병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에 개입한 혐의도 있다.

하지만 이날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사법리스크를 모두 해소하게 됐다.

더욱이 재판부는 검사의 항소 이유에 관한 주장 모두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의 공소 사실을 입증하기엔 증거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항소 과정에서 1360쪽의 항소 이유서와 2300여 건의 증거를 추가로 제출하는 등 혐의 입증에 애썼지만, 재판부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이 회장 측 김유진 김앤장 변호사는 항소심 선고 후 재판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 사건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정말 긴 시간이 지났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등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읽어버린 10년' 당장 삼성의 위기 극복해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부당합병 관련 재판만 4년5개월간 받았다. 이 기간 열린 108회 재판 가운데 100건 이상을 직접 출석하기도 했다.

검찰이 1심때처럼 즉각 상고할 가능성도 있지만, 법조계에선 사실관계를 다툰 1·2심과 달리 법률심인 3심에서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 회장이 사법리스크 해소로 한 숨을 돌릴 수 있게 됐지만, 당장 삼성전자가 처한 위기해결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첨단 기술 경쟁력 저하, 직원과 회사 간의 보상 관련 불신, 2030 세계 1위를 공언했던 파운드리사업의 부진 등 문제가 산적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에 복귀할지도 주목된다. 이 회장은 2019년 삼성전자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후 미등기 임원을 유지했다. 연봉도 '0원'을 받았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이찬희 위원장은 그동안 "이 회장의 등기임원 등재를 통한 책임경영 강화와 컨트롤타워 재건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은 4대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한 미등기 임원이기도 하다.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은 모두 등기임원으로 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도 지난해 11월 열린 항소심 재판 최후진술에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 발 더 나아가겠다.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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