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면서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상생 금융 동참을 위해선 차 보험료를 내려야 하지만, 현재보다 더 많은 적자를 떠안아야 한다.
지난달 메리츠화재는 오는 3월 개인용 차 보험료를 1% 내린다고 밝혔다. 금융위의 상생 금융 기조에 맞추는 행보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도 4월부터 1%, 0.8% 내린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0.5%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사들은 보험료 인하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차 보험 판매로 적자를 보고 있어서다. 다이렉트 채널(온라인 판매 채널)의 판매 비중이 적은 중소형사는 계약 체결 비용(사업비)을 많이 쓴다. 사업 비율은 대형사 15~16%, 중소형사 19~31%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의 지난해 3분기 차 보험 합산 비율은 102%다. 합산 비율은 손해율과 사업 비율을 더한 값을 말한다. 보험사는 합산 비율이 100% 미만이면 흑자, 이상이면 적자를 본다.
롯데손해보험과 흥국화재해상보험의 합산 비율은 109.8%, 103.6%다. 다른 중소형 손보사의 합산 비율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산 비율이 100% 미만인 보험사는 대형 보험사 4곳 정도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중소형사들은 손해율 상승으로 올해 차 보험료를 동결하려고 했지만, 대형사의 선제적인 보험료 인하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중소형사들이 2024년 결산을 끝낸 뒤 보험료 동결 또는 인하를 결정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보험료를 내리려면 정확한 손익 계산이 필요하다. 인하 여력을 가늠해야 인하율도 정할 수 있어서다. 시간을 끌어 보험료 인하에 동참하지 않으려는 계산도 깔려있다.
보험사 다른 관계자는 "중소형사 중 차 보험의 흑자나 적자가 적은 곳은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금융위의 눈치를 보면서 보험료 동결 또는 인상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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