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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고환율에 항공수요 위축까지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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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 호재도 고환율 탓에 악재로 변모
참사 분위기에 여행 수요 감소하며 항공유 매출 하락 우려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트럼프 2기 집권으로 낙관적 전망이 많았던 정유업계에 악재가 쌓이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고환율이 지속되고 대규모 참사 영향으로 항공유 수요가 주춤할 조짐을 보이는 탓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정유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2·3 계엄사태가 터지기 이전인 지난해 12월 2일 원·달러 환율은 1406.5원 이었지만 지난 8일 기준 환율은 1461원으로 한 달 사이 약 4%까지 치솟았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석유 1공장. [사진=SK에너지]

통상 정유사들은 원유를 해외에서 수입해 정제 과정을 거쳐 국내에 재판매하는 구조인데, 대금 결제를 달러로 하는 탓에 환율이 오를수록 손해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일본 노무라경제연구소는 올해 2분기 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환율 상승은 호재로 작용하던 국제유가 상승도 악재로 만들게 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약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9일 기준 배럴당 72.14 달러에 거래됐는데 지난 8일 종가는 배럴당 76.16달러로 한 달 사이 4.02달러가 올랐다. 일반적으로 환율 상승 국면이 아니라면 오른 국제유가는 제품 가격에 반영돼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가 향상된다. 하지만 환율 상승 국면에서는 환차손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비싸게 원유를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손해를 볼 여지가 많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원유를 수입하는 물량이 수출 물량 보다 많기 때문에 환차손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라면서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 한 경영환경이 팍팍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설상가상 지난해 말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에 따른 영향으로 여행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정유업계를 고심하게 만들고 있다. 여행 수요가 줄어들면 항공유 판매도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2월 일평균 방한 관광객 수는 1∼11월 누적 대비 약 15% 하락했고 고환율과 참사 탓에 사회적 분위기가 위축돼 내국인 여행 수요도 줄면서 항공권 예약 취소가 빗발치고 있는 실정이다.

정유사 매출 비중에서 항공유 비중은 통상 15% 안팎이다. 항공사 별로 계약시기가 제각각이지만 입찰을 통해 1년~3년 사이의 계약을 맺고 있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동시에 나오기는 한다.

정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항공유 수요는 내수 항공사 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 물량도 있기 때문에 심대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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