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1만5000원 내고 구독권 구매하면 고기 1만원 할인권 4장 드립니다."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에서 판매 중인 '고기 구독권'이다. 내달 16일까지 행사 카드로 결제 시 정상가 3만원의 구독권을 절반 가격으로 살 수 있다. 고기 1만원 할인권을 장당 3750원에 얻는 셈이다. 새해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현상으로 '짠물 소비'를 하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유혹하고 있다.
유통가에서 구독 서비스 카테고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구독 서비스는 일정 금액을 내고 정해진 기간 동안 할인 혜택을 받는 형태다. 기존 구독 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에 한정됐지만, 최근에는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속속 구독권을 내놓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편의점 3사의 구독 경쟁이 뜨겁다. 먼저 업계 최초로 서비스를 도입한 GS25는 '우리동네GS클럽 한끼'와 '우리동네GS클럽 카페25' 2종 구독 서비스를 각각 월 3990원, 2500원에 선보였다. 한끼 서비스는 도시락이나 김밥 등을, 카페25 서비스는 음료 메뉴를 20~25% 할인해준다. 지난해 11월까지 서비스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평균 47.5% 증가했다.
CU는 '식단관리', '실속한끼', '간편식사', '시원음료' 등 소비 취향에 맞춘 6종의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월 구독료는 1000~4000원 수준이다. 예를 들어 월 4000원짜리 실속한끼 구독권을 끊으면, 5500원짜리 도시락을 20%(1100원) 할인된 44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한달에 4번만 사 먹으면 이득으로, 월 최대 횟수인 15번을 모두 사용하면 1만원 이상을 아낄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주류에 대한 구독권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웠다. 월 3900원을 내면 최대 3번까지 일부 와인을 10%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는데, 이달 구독권은 일찌감치 품절된 상태다.
백화점 반찬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SSG닷컴을 통해 요리연구가 김재희 대표가 운영하는 '시화당'과 유명 반찬가게 '도리깨침'과 협업해 서비스를 진행 중인데, 지난해 하반기 매월 30% 이상 이용자가 늘었다.
롯데백화점도 본점 반찬 브랜드 '미찬'에서 운영하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약 30% 수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도 일부 매장 식품관에 입점된 반찬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구독 서비스에 힘을 주는 이유는 소비자에게 할인을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을 묶어두는 '록인(Lock-In)'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채널의 경우에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도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심리가 구독 서비스 시장을 성장시키고 있다"며 "구독권을 가진 소비자가 매장을 더 많이 방문한다는 통계도 나온 만큼,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하나의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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