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에이블리', '지그재그', '29CM'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올해 거래액 1조원을 넘긴 여성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고물가에 따른 내수 침체로 패션업계가 전반적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뚜렷한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이들 업체는 모바일 선물하기, 맞춤형 상품 큐레이션 등 각종 차별화 마케팅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시장에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한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 일찌감치 거래액 1조원을 넘긴 에이블리는 최초 연간 2조원을 내다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1000억원을 투자받는 데 성공하며 3조원대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카카오스타일도 지그재그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 늘며 거래액 1조원을 넘겼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한 '직잭세일 블랙 프라이데이'에서만 역대 최대 실적인 140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도 지난달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하면서 에이블리, 지그재그와 함께 여성 패션 플랫폼 3강 체제에 진입했다. 2021년 무신사가 29CM를 인수·합병(M&A)한 이후 거래액이 2~3배 수준 늘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 중이다.
최근 고물가 기조로 소비자들이 입는 것부터 줄이는 상황인 만큼,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호실적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월평균 소비지출 가운데 의류·신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3.9%로, 역대 가장 작은 수준이다. 과거 2014∼2016년에는 7~8%대에 달했다.
이 같은 패션 플랫폼 성장 원동력은 소비자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큐레이션으로 분석된다. 본인의 개성을 보여주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젊은 층이 여러 상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향하고 있어서다.
에이블리는 'AI 개인화 추천 기술'을 도입했는데, 25억개의 취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누구나 원하는 스타일을 추천받는 쇼핑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지그재그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용자의 선호 상품이나 쇼핑몰을 추천해주는 초개인화 기능을 앞세우고 있다. 29CM 역시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보세와 라벨 변경(택갈이) 상품을 배제하고 정체성이 뚜렷한 브랜드만을 선별하는 역량을 선보인다.
여기에 '모바일 선물하기 서비스'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손쉽게 결제부터 배송까지 이뤄지는 게 장점인데, 꾸준히 성장 중인 기프티콘 시장과 맞물려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의류나 신발 등을 선물 받은 고객이 색상·사이즈를 직접 고를 수 있다.
실제로 29CM의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선물하기 서비스 누적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증가했다. 구매 고객 수도 2022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패션 플랫폼이 본업인 패션을 넘어 뷰티, 생활용품, 콘텐츠 등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패션업계 불황이 길어지는 만큼 업계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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