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현대해상이 소비자의 실손보험 가입 문턱을 높였다. 건강한 사람(건강체) 위주로 보험 계약을 받아 실손보험 적자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이날부터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소비자는 언더라이팅(인수심사) 절차를 거친 뒤 실손보험 가입을 결정한다. 종전에는 근·골격계 질환이 있어도 보험료를 높이거나 일부 보장 금액을 축소해 보험에 가입시켰다.
실손보험 방문 진단 심사(방문 심사) 나이도 61세 이상에서 41세 이상으로 변경했다. 방문 심사는 보험 계약 체결 전 보험사가 간호사를 파견해 피보험자의 혈액이나 혈압 등을 검진하는 제도를 말한다. 보험사는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입을 결정한다.
사실상 신규 계약을 줄이겠다는 목적이다. 가입자는 2만원~3만원인 실손보험에 가입하려고 검진을 받는 수고를 겪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입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온다.
지난 10월에는 한화손해보험도 방문 검진 나이를 60세 이상에서 20세 이상으로 변경했다. 롯데손해보험(21세 이상), 농협손해보험(41세 이상)도 방문 검진 나이를 낮춰 운영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문턱을 높인 건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을 관리하려는 목적이 크다.
올해 1분기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134%다.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134원을 지급했다는 말이다. 보험사는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첫 해 220억원, 2023년에는 2597억원 적자를 봤다.
방문 검진 나이를 낮추면 젊은 사람 중에서도 건강한 사람을 선별해 가입시킬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은 병원을 적게 이용할 확률이 높다. 보험사는 지급할 보험금이 적어 손해를 덜 본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보니, 대부분 보험사가 가입 문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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