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 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의대생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0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최 모 씨(25)에게 징역 2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을 신뢰해 범행 당시에도 아무것도 모른 채 피고인이 시키는 대로 휴대전화를 검색했고 피고인은 무방비한 상태의 피해자를 살인했다"며 "피해자의 지인들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상실감과 충격, 정신적 고통의 정도를 가늠하기 힘들다. 피해자의 가족들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검찰이 요청한 전자장치 부착 청구와 보호관찰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재범 위험성, 범행 수법 고려할 때 재범 가능성이 있으나 전자장치 부착을 위해선 동종범행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며 "피고인에게 충동적인 정황이 보이긴 하나 장기간 실형 외에 전자장치 등을 부착할 정도로 (충동 행동으로 인한 재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8일 결심 공판 당시 최 씨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전자장치 부착 30년 및 보호관찰도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최 씨는 최후진술에서 "지난 시간 동안 저 혼자만의 잘못된 생각에 빠져있었고 그 끝에 저지르지 말아야 할 짓을 했다"며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마지막 진술은 사죄로 피해자와 유족 등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씨 변호인도 "용서받기 어려운 범행을 저질러서 회복할 수 없는 고통을 준 것을 잘 안다"면서도 "다만 범행 경위를 진술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지난 5월6일 여자 친구 A 씨와 결별 등 문제로 갈등을 빚다 인근 건물 옥상에서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 결과 그는 중학교 동창인 A 씨와 만남을 이어오다 결별 상황에 처하자 살해하기로 계획하고 미리 흉기를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씨 측 변호인은 최 씨가 불안장애를 겪고 있던 점 등을 언급하며 그에 대한 정신감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감정 결과 범행 당시 최 씨는 심신장애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에 관한 심리 분석 등을 실시한 결과 '폭력 범죄 재범 위험성 평가(KORAS-G)'는 높은 수준이었지만 '사이코패스 평정 척도(PCL-R)'는 사이코패스 진단 기준에 못 미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모 의대에 재학 중이던 최 씨는 수학능력시험 만점자로도 알려진 바 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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