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정부가 1기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재건축으로 발생하는 이주 수요 대응책은 일시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이주자용 주택 외엔 시장에 맡기는 방향을 설정했다. 이주 수요로 인한 전세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 시장에서 수요를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것으로 원칙으로 세운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이같은 내용으로 1기 신도시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정비를 위한 이주지원과 광역교통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이번 방안을 바탕으로 주택시장을 통한 자연스러운 이주수요의 흡수, 선(先) 교통 후(後) 입주 등 질서있는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런 방안을 발표한 것은 과거 대규모 재건축 당시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예를들어 지난 2016~2018년 과천시 2기 재건축으로 약 5000가구의 이주수요가 발생했지만, 전세는 하락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에 과천과 가까운 안양 등에 약 8000가구가 신규로 공급됐던 영향이다.
국토부는 "주변 주택공급이 원활하다면 대규모 이주수요가 발생해도 주택시장이 안정적일 수 있다"며 "신축 아파트 등의 새로운 입주 물량을 포함해 이주 가능한 공간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선도지구 이주가 시작되는 2027~2031년까지 5년간 1기 신도시 내외에서 연평균 약 7만가구의 주택이 공급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이주수요 전망치인 연평균 약 34만가구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오는 2032년 이후에도 공급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시적·국지적으로 입주 물량이 부족할 수 있다고 보고 1기 신도시 내외 유휴부지에 공공·민간주택 7700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보완 방안을 내놨다.
일산과 중동은 정비사업 추진 속도와 관계없이 입주 물량이 충분해 이주로 인한 영향이 미미한 반면, 분당은 성남 원도심 정비에 따른 대규모 이주 여파(2026년)와 일시적 공급 부족(2028∼2029년)으로 수급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산본·평촌은 공급여력을 추가 확보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분당 신도시 내 성남아트센터와 중앙도서관 사이에 위치한 유휴부지에 오는 2029년까지 1500가구의 공공주택을 신규 공급한다. 산본·평촌 신도시에 인접한 LH 비축완료 부지에는 오는 2029년까지 2200가구의 민간분양주택 등을 공급하고, 산업혁신거점도 조성한다.
아울러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이외에도 다른 정비사업, 공공택지, 신축매입 임대 등 기존에 추진중인 주택공급사업들의 공급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필요 시 1기 신도시 정비사업과 타 정비사업의 관리처분 시기를 조정해 이주수요를 분산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모든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돼도 대응할 수 있는 주택여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적정하게 대응 시나리오가 운영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주택수급을 관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영구임대주택 재건축을 활용한 이주주택 활용 방안은 이번 발표에 담기지 않았다. 앞서 국토부는 1기 신도시 노후계획도시 재건축을 위한 정비기본방침(마스터플랜)을 통해서 1기 신도시 내 영구임대주택 1만4000가구 재건축을 동시에 진행해 이주주택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1기 신도시 영구임대 재건축 방안을 연내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1기 신도시 정비사업으로 인한 광역교통 개선 방안으로는 정비사업 일정에 맞춰 3단계에 걸쳐 추진하겠단 계획이다. 1기 신도시 정비 이후 오는 2040년이면 하루 288만 통행으로 지난해 246만 통행보다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별로 분당, 일산, 중동, 평촌, 산본 순으로 통행량 증가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선(先)교통, 후(後)입주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 추진 중인 35개 도로‧철도 사업들은 철저한 사업관리를 통해 오는 2035년인 신도시 정비 전까지 적기에 준공한다.
분당의 경우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수도권 제1순환선(판교~퇴계원) 지하고속도로와 민자적격성을 판단 중인 경부선(기흥~양재) 지하고속도로 사업을 조속히 추진한다. 수서광주선과 월곶판교선 등 신규 철도 건설로 통행을 분산시킨다.
일산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을 오는 28일 개통하고, 자유로 도로구조 개선을 통해 극심한 정체를 빚는 자유로의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고양은평선 철도도 2031년까지 개통하고, 주변도로 개선과 킨텍스·대곡역 환승센터 설치 등도 추진한다.
평촌과 산본은 GTX-C 노선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목표대로 2028년 개통하는 한편, 월곶판교선과 인덕원동탄선 철도도 제때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중동 역시 GTX-B 노선 신속 추진과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등이 주요 대책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주요 광역 교통거점에 환승센터를 설치하고 도심 트램, 시내‧마을버스 노선 조정 등을 통해 대중교통 환승편의를 제고한다.
민‧관‧학‧연 협의체를 구성해 1기 신도시의 도시계획과 교통계획간 유기적 연계를 유도하는 한편, 지역 맞춤형 사업을 발굴하겠단 계획이다.
국토부는 "광역교통의 경우, 각 사업들의 적기 추진을 위해 교통망 상위계획 반영(국비지원), 민간투자사업 검토, 광역교통시설부담금 활용, 인접지구의 광역교통개선대책(사업시행자 부담) 등 다양한 재원을 활용해 각 사업들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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