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내년 세계 완성차 시장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지속되는 가운데 2%대 저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완성차 업체(OEM)들은 캐즘 대응 방안으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하이브리드(HEV) 차량 라인업을 강화하고 관련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스타트업 브랜치에서 '모빌리티 산업의 결산과 전망 : 미래 모빌리티 발전을 위한 도전과 전략'이라는 주제로 제15회 자산어보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장재룡 현대차그룹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시장연구팀장은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성장세는 낮지만 수요가 유지되며 2%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선진국의 대기 수요가 소진되고, 중국 시장이 부진하며 시장 회복세가 약했지만, 내년에는 물가 안정과 함께 금리인하로 소비자들의 구매 여건이 개선되며 하반기로 갈수록 판매량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 완성차 판매량은 8548만 대를 기록하며 올해보다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에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자동차 판매가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며 2.4%의 판매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대폭적으로 둔화된 가운데, 내연기관 차량보다 전기차의 판촉 경쟁이 심화하며 이를 위한 완성차 업체들의 인센티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장 팀장은 "현재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인센티브는 대략 1만 달러 정도로 유지되고 있는데, 자동차 평균 3200달러가 안 되는 것에 비교하면 격차가 있다"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7500달러를 더하면 미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은 높아졌지만, 충전 문제 등 다른 요인에 따른 수요 둔화 문제는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PHEV와 HEV 시장이 커지며 완성차 업체들의 관련 투자 증가가 예상된다.
장 팀장은 "중국은 HEV가 전년 대비 시장이 4% 정도 늘었지만, 미국은 20%, 유럽은 30% 이상 늘어나는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HEV 시장이 늘었고, 국내도 전체 자동차 시장의 역성장에도 HEV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며 "도요타, GM,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캐즘 대응 수단으로 PHEV와 HEV 라인업을 보강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전기차 수요 둔화와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 등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효선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과 서기관은 "올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미국 수출이 늘었지만,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럽으로도 전기차 수출을 많이 하고 있지만, 향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환경규제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또 "동남아 시장의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 현지 생산 거점을 활용한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며 "다만 동남아 6개국에서 한국산 차량의 시장 점유율은 6% 정도로, 중국은 53%를 차지하는데, 향후 전기차 시장이 커질 수 있는 아세안에서 중국 전기차에 대한 시장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국내 전기차 수요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전기차 화재 안전 대책 신속 이행, 전고체 배터리 개발, 이상상황 신속 감지를 위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고도화 등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다자녀 가구 대상 보조금 추가 지원, 개별소비세(300만원)와 취득세(100만원) 감면 기간 연장 등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미래차 전환 지원과 관련해 올해 9조9000억원을 정부가 지원했는데, 내년에는 이를 더 늘리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 기업의 미래차 전환을 위한 지방투자보조금 지원 확대, 친환경 모빌리테 규제 혁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나승식 한국자동차연구원장은 "해가 거듭될수록 자동차 산업은 더욱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으며, 전자화와 친환경으로 대표되는 혁신적인 기술의 등장으로 급격한 변화의 조류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다가올 2025년을 예측하고, 효과적인 전략을 모색하여 우리 자동차 산업의 건실한 성장과 도약의 촉진자이자 중심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