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하이로닉, 인수계약 최종 해지 '계약금 다툼' 예고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동화약품과 하이로닉 간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계약이 최종 해지됐다. 향후 계약금 반환을 둘러싼 법정 다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로닉 이사회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지난 9월 결정했던 동화약품 대상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 철회를 의결했다. 유상증자와 함께 동화약품과 체결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계약 해제를 승인했다.

하이로닉이 유상증자 철회와 신주인수계약 해제를 승인한 것은 신주인수대금 납입일인 지난 13일까지 동화약품이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동화약품은 지난달 25일 하이로닉에 신주인수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동화약품의 신주인수계약 해제 통보에도 하이로닉은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하지 않았었다. 하이로닉은 동화약품의 일방적인 계약 해제 통보에도 불구하고 신주인수계약의 효력은 유효하다고 판단했기에 계약을 유지했다. 그렇지만 인수대금 납입일까지 인수대금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계약 자체의 성립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계약 해제를 결정했다.

하이로닉 관계자는 "성급한 주식 인수 계약 진행에 따른 이견 발생으로, 동화약품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제한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하이로닉 이사회도 동화약품의 신주인수계약 해제 통지가 합당한 해제권 없이 행한 것이라서 무효라고 판단했고, 납입일이 경과한 이후에 신주인수계약 해제를 결정했다.

동화약품은 신주인수계약 체결 후 실사 진행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했다.

동화약품과 하이로닉은 어떤 사안으로 이견이 발생했는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이로닉 최대주주 이진우·이은숙의 구주 취득과 RCPS 신주 가격에 대한 갈등으로 보고 있다. 총 1607억원에 달하는 인수 대금을 마련해야 하는 동화약품 입장에서 인수 가격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동화약품은 자체 자금과 함께 미래에셋벤처투자를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동화약품의 자체 유동성 자금이 311억원(9월말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에 불과한 상황에서 외부 자금을 과도하게 끌어들일 경우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평가됐다.

유상증자 결정과 신주인수계약이 최종 해제되면서 동화약품이 지급한 120억원의 계약금을 둘러싼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통상 계약 상대방의 귀책 사유가 없으면 계약금은 몰취되기 때문에 많아 계약금 반환 소송이 예상된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자금력 부족 문제로 신주인수계약을 해제한 것은 아니다"면서 "곧 계약금 반환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