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세차례 폐기된 김건희 특검법이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여권 내부에서도 찬성과 반대가 엇갈리는 가운데 보수심장 대구 출신의 권영진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달서병)이 TK(대구경북) 의원 중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져 궁금증을 자아냈다.
권영진 의원은 13일 아이뉴스24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김건희특별법 통과에 일조한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이 민심을 잃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김건희 여사의 여러 의혹과 부적절한 처신을 꼽았다. 또 그간 여당이 특검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약속을 국민들에게 해왔고 이제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여사의 잘못을 비호하는 정당으로 비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대통령 탄핵 논의와 관련해서는 복잡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하지만, 탄핵이 가져올 사회적 혼란을 고려했을 때 조기 하야를 설득하는 것이 더 나은 대안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8년 전 탄핵 사태 이후 한국 사회가 겪었던 혼란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찬성했던데 그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이렇게 어렵게 되고, 우리 여권 전체가 민심을 잃게 된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김건희 여사의 부적절한 처신과 여러 의혹을 제때에 해결하지 못한 데 있다고 본다.
그동안 우리 당은 김건희 여사 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미흡하다고 생각하실 경우, 특검으로 가겠다고 국민들께 수차례 약속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같은 약속을 했다.
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찬성했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다. 더 이상 우리당이 김건희 여사의 잘못을 비호하는 정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
-탄핵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아마 윤석열 대통령은 정상적인 직무를 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된데는 나를 포함한 여당의 국회의원 모두가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을 탄핵하는데 찬성할 수는 없다.
8년 전에 경험했듯이 탄핵 이후 헌재판결이 나올 때까지 우리 사회가 겪어야 할 혼란과 분열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탄핵 보다 차라리 대통령의 조기 하야를 설득하는 것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길이 될 수 있다."
-한동훈 대표가 탄핵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는데 그에 대해서는 적절하다고 보는가?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는 것은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 당의 당헌ㆍ당규상 대통령 탄핵에 대한 결정은 의원총회에서 하도록 되어있다. 의총에서 결의된 우리 당의 당론은 탄핵 반대이다.
그동안 한동훈 대표는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여러번 입장을 호떡 뒤집듯이 뒤집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 당의 의원들과 상의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의총의 의결을 거치지도 않고, 본인의 생각을 먼저 언론에 발표해서 당에 혼선을 초래했다.
어제도 마찬가지였다. 당 대표가 당론과는 반대되는 주장을 의원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대표로서 잘못된 처신이라고 본다."
-14일 탄핵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지난 총선에서 우리 당은 참패했지만 그래도 108석을 얻었다. 개헌과 탄핵 저지선이다. 우리 당이 뭉치면 탄핵으로 가지 않을 수 있다. 그 키는 한동훈 대표가 쥐고 있다. 한대표가 정말 우리 의원들에게 이번만큼은 하나가 되어 탄핵을 막자고 호소한다면 막을 수 있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특별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까지 본인의 심경을 표명했다. 야당이 지난 2년 반 동안 자신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퇴진과 탄핵을 주장하고 갖은 방법으로 국정운영을 방해해서 사실상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도록 했던 거대 야당의 횡포에 대한 답답한 심경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그것이 비상계엄을 선택할 명분이 되거나 정당화 될 수는 없다. 다수 야당의 횡포가 아무리 심했다손 치더라도 그것은 인내를 가지고 야당과 국민을 설득하고 정치로 해결했어야 할 문제이지, 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한 것은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운 무모한 행동이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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