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尹, 반성 아닌 내란 자백"…친윤 "당대표 사퇴하라" 고성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오전 비상계엄 정당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담화에 대해 "상황을 반성하는 게 아닌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를 들은 친윤계 의원들은 고성을 내지르며 한 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오늘 오전 윤 대통령 직무정지를 위해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유는 윤 대통령이 당초 당과 국민에게 이야기했던 것과 달리 조기퇴진 등 거취를 일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며칠 간 확인했기 때문"이라며 "나아가 방금 대통령이 녹화로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대국민 담화를 했는데, 저는 이런 담화가 이뤄진다는 사실 자체를 사전에 내용을 들은 바도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그러면서 의원들을 향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하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하자, 친윤계인 이철규 의원에게서 "사퇴하세요"라는 말이 나왔다. 역시 친윤계인 강명구 의원도 한 대표를 향해 "(윤 대통령이) 뭐를 자백했다는 말씀이냐"고 소리쳤다.

이내 임종득 의원도 한 대표에게 고함을 쳤고, 한 대표는 이에 "반말하지 마시고 일어나서 말하라"고 응수했다. 임 의원은 재차 "못 일어날 거 같느냐"며 받아쳤고, 한 대표는 "임 의원은 경어를 써달라"며 의총장은 혼란에 휩싸였다.

한 대표에게 발언권을 부여 받은 이 의원은 "우리 당 의원들 누구도 비상계엄에 동조하거나 참여한 사람이 없다. 사전에 안 사람도 없다"며 "다만 우리 의원들 다수의 뜻은 이런 혼란 상태를 극복하는데 질서 있게 중지를 모아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게 처리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당대표의 발언은 수사 결과도 발표되지 않고 재판도 진행되지 않았는데, (윤 대통령이) 내란죄라고 단정한 것"이라며 "대표가 개인 자격이 아닌 당대표 자격으로 연단에 섰으니, 의총에서 한마디 상의하고 결정하는 것이 민주적 절차에 맞다"고 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는 원내대표 선거를 위해 소집된 의총"이라며 "대표도 이 성격을 이해하고 협조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한 대표는 "이 의원님의 말씀은 충분히 알아듣겠다"면서도 "대통령 담화는 국민들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민주주의 관점에서도 용납하지 못할 만한 담화가 나온 것"이라며 "대통령 직무를 조속히 합법적으로 정지시키는데 우리 당이 나서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탄핵에 재차 힘을 실었다.

한 대표의 발언 직후 친윤계 의원들로부터 의사발언진행 요구 등이 이어졌으나, 사회를 맡은 박성훈 의원은 '규정에 의해 배준영 선거관리위원장(원내수석부대표)에게 사회권을 넘긴다'고 했고, 배 위원장의 사회 하에 후보자들 토론회 순으로 원내대표 선출 절차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