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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2024 결산④] "사상 초유의 위기에 내상 깊지만"...카카오의 '와신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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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공백 장기화' 최악의 상황 면한 카카오…불구속 상태로 재판 받는 김범수 위원장
핵심 사업 위주로 재편하며 몸집 줄이기 지속…대화형 AI 서비스로 승부수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2023년 10월 23일.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16시간에 걸쳐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소환 조사를 받은 날이다. 8개월 후인 2024년 7월 9일에는 검찰에 출석해 21시간 가까이 밤샘 조사를 받은 뒤 13일 만인 7월 22일 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말부터 김 위원장을 겨냥한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사실상 올 해 내내 카카오는 사법 리스크에 휘말렸다.

카카오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들이 해소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 경영 체제에서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역량 강화에 집중해온 카카오의 체질 개선 역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인공지능(AI)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하는 점도 과제다.

카카오 판교 사옥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운신의 폭 좁지만…'총수 공백' 장기화 피한 카카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카카오 법인과 김 위원장 등 주요 현·전직 경영진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판은 13일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다. SM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22일 구속됐다가 101일 만인 지난 10월 31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공백이 길어지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김 위원장은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만큼 운신의 폭이 좁은 것은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석을 허가 받으면서 사건과 관련된 인물과 접촉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달린 만큼 공개 행보를 보이기는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며 "제약이 있는 상황이지만 '몸집 줄이기'로 대표되는 그룹 체질 개선과 주요 경영 의사결정 정상화를 통한 사업 추진에 점진적으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 본사의 경우 카카오톡 플랫폼과 AI를 핵심으로 꼽고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카카오 내부에 AI 모델과 서비스 개발을 맡는 AI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계열사 143개 → 122개 선택과 집중...대화형 AI 서비스로 승부수

'선택과 집중' 기조 아래 '몸집 줄이기'도 이어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초 기준으로 카카오의 계열사는 122개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같은 시기에 143개였던 것에서 20여 개가 줄었다.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한 자회사 다음글로벌홀딩스 흡수합병 등 관련 절차가 완료 전인 사례까지 포함하면 앞으로도 계열사 수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 사업 위주로 성장 전략을 재편하는 체질 개선과 안정적인 수익성 모색 노력은 향후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미래 성장 동력인 AI의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카카오는 국내 대표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개발·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AI 서비스 출시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톡과 별도의 앱으로 선보일 예정인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는 내년 초 출시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사상 초유의 위기를 겪으면서 내상이 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제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빅테크(대형 IT 기업)에서는 AI 사업을 위해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이어가며 촌각을 다투는 가운데, 당장은 경영 복귀와 거리를 둬야 하는 상황일지라도 급변하는 AI 시장의 대응을 위해 김 위원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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