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계엄 ·탄핵 사태 이유 분석해보니…"3김(金)이 방아쇠 당기게 했다"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일본 언론이 한국에서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가 발생한 배경에 '3명의 김(金)씨'가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10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심야에 발표한 비상계엄령은 44년 만에 단행된 초유의 사태였다"며 "그 배후로 3명의 김 씨가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첫 번째 인물로 김건희 여사를 꼽으며 "대통령 부인에 대한 야당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윤 대통령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평했다.

또한 매체는 "윤 대통령은 부인 문제만 나오면 사람이 바뀐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면서 "대통령 부부의 선거 공천 개입 의혹의 열쇠를 쥐고 있는 명태균 씨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 계엄령으로 국면을 전환하려 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두 번째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라는 점을 언급하며 "국방 책임자로서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강력히 권유하고 유도했다. 이번 사건의 배후에서 실행 역할을 한 인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전 장관은 머릿속에서 이를 계속 구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금 아니면 안 된다'며 윤 대통령에게 속삭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세 번째 인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목한 닛케이는 "비상계엄 선언에서 윤 대통령은 야당 등을 '반국가 세력'으로 간주하며 이들을 북한 지도부와 동일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 "북한이 최근 개정 헌법에서 한국을 '적대국가'로 규정하고 러시아와 사실상 군사동맹을 맺자 윤 대통령은 이를 국가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인식했다"면서 "거기다 야당이 대통령실과 국정원의 특별활동비를 전액 삭감하면서 '안보 공백이 우려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밝힌 점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닛케이는 이번 계엄 사태가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에서 온 결과라고 바라봤다.

매체는 "국회에 투입된 군 병력과 경찰의 움직임을 보면 이번 비상계엄령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 아니라 돌발적이고 충동적인 성격이 강했던 것으로 평가된다"며 "한국은 이제 세계 최고의 IT(정보기술) 강국이다. 계엄령으로 군대를 동원해 강압적으로 반대 세력과 행정·사법·언론까지 억누르는 반세기 전의 방식이 통용될 리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