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임승제 기자] 경상남도 의령군의회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관련해 전국이 탄핵 국면으로 치닫는 등 비상 시국 사태인 가운데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자 국민정서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의령군의회는 9일 오전 김규찬 의장을 비롯한 10명의 의원과 6명의 의회 직원들이 4박 5일간 일정으로 일본으로 공무국외출장을 위해 출국했다. 방문지는 일본 나리타, 요코하마, 신주쿠 긴자, 오사카, 간사이 등 일본 주요 도시를 둘러보고 오는 13일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이들의 출국은 해외 선진국의 의료복지·문화관광·재난대응·도시재생 분야에 대한 제도와 시책 등의 비교 시찰을 통해 견문과 안목을 넓히고 다각적인 정책 제안으로 지역 발전과 의정활동에 적극 활용한다는 명목이다.
해외 출장 경비는 의원 10명, 직원 6명 등 16명의 체재비(일비·식비·숙박비 포함)로 총 4500여만원이다. 이중 자부담은 55만원이다.
하지만 의령군의회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등으로 시국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지방의회 등은 물론 광역의회들도 국외 출장 일정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인 모습을 연출하면서 국민적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모양새다.
9일 각 시도 의회에 따르면 경상남도의회는 비상계엄과 엄중한 시국 상황에서 긴밀한 대응과 도민 안정을 위해 4박 6일간 일정으로 계획됐던 호주 방문과 5박 6일 일정의 싱가포르 국외 출장을 전부 취소했다.
최학범 경남도의장은 이날 "정치적 혼란속에서 도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도민의 대표기관으로 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긴밀한 대응을 위해 모든 국외 출장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광주시의회도 비상시국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12월 예정된 국외 출장 2건을 취소했다. 전남도의회도 오는 13~16일 일본, 15~20일 대만 국외 출장을 모두 취소했다.
<아이뉴스24>는 오늘(9일)새벽 김해공항 국제선에서 이들을 만났다. 이들은 한결같이 취재진의 물음에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피하기에 급급했다.
심지어 김규찬 의장과 조순종 의원은 '이 시국에 해외출장이 적절하느냐'에 대한 기자의 물음에 불쾌한 표정을 드러내며 취재진을 향해 노려보기까지 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 김판곤 의원은 취재진에게 "(저는) 의원이 아니다"라고 언급하고 "저는 가지 않는다"는 등 황당한 발언으로 비판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를 피해 몸을 돌리고 고개를 숙이는 등 시종일관 기자들의 취재에 불편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지역 당원 등은 "국회 등 중앙정치권을 중심으로 비상계엄과 윤 대통령 탄핵소추 관련해 사태 수습에 혈안이 돼 있는데 같은 당 지역 군의원 등은 한가로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는 게 말이 되는냐"고 분개했다.
지역 주민들은 의원들의 외유성 출장 소식이 전해지자 "의원들이 제 정신이 아니다"며 "무소불위 의령군의회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아 부끄럽고 수치스러워 못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즉각 의령군의회를 해산하라", "의령군의회 10명의 의원은 의령을 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의령군의회 A 의원은 "어제(8일) 이번 해외 출장건으로 7명의 의원이 의회에서 회의한 결과, 출장을 취소하면 모든 경비를 의원들이 변상해야 하는 데 부담을 느껴 윤 대통령 탄핵과 김건희 여사 특검도 부결된 상황이라 강행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의령=임승제 기자(isj20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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