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적용 기준 보완해야…의무 가이드라인 마련도 필요"

[아이뉴스24 정진성 기자] "국내 대리인, 해외 사업자의 한국 법인 모두 상설적인 이용자 보호 기구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제재 이전에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을 통해 국내 대리인이 이용자 보호를 제대로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김윤정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지난달 국회를 통과해 내년 10월 시행을 앞둔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게임 산업법 개정안 31조의2)'를 두고 대리인의 의무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과태료 등 제재를 통한 실효성 제고 이전에 이용자 권익 향상을 위해 대리인의 업무 수행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미다.

5일 서울 종각 CKL기업지원센터에서는 '제2회 게임이용자 소통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는 국내 대리인지정제 법률 개정에 따른 게임이용자의 권익 보호 방안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서태건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해외 게임물에 대한 실질적을 규제를 하기에 여전히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가 내년 10월부터 시행이 된다면 확률형 아이템 등 이용자 피해 구제가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대리인의 의무와 권한에 대한 '가이드라인' 있어야"

김윤정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의 실효성 이전에 권리와 의무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가 먼저 도입된 개인정보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에서의 실증 조사 결과 이용자 응대 업무 소홀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며 "문제를 송달해야 하는 것까지는 알고 있지만, 이용자 보호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대리인, 해외 사업자의 한국 법인 모두 상설적인 이용자 보호 기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재 이전에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을 통해 국내 대리인이 이용자 보호를 제대로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 회장(변호사) 또한 "해외 게임사는 형식적으로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고서 법적인 의무를 모두 준수하였다는 투의 책임회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대리인이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경우에도 제재가 필요하며, 그 선행으로 어떤 의무를 가지고 있는지 제도의 홍보와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국내 대리인 지정 사업자 선정 범위 한계…게임 산업 특성 반영해야"

오지영 한국소비자원 변호사는 국내 대리인 지정을 해야 하는 해외 사업자 기준에 대한 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게임산업법상 국내 대리인 제도 적용은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장이 없는 게임 배급업·게임제공업자로서 게임 이용자 수와 매출액 등이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자를 대상으로 한다.

오 변호사는 "시장 점유율이 위험자산 시장과 환경에 미치는 상관관계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도 "게임은 이용자와 사업자 간의 관계성, 소통 가능성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수범자(규범·규제의 적용을 받는자) 범위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규모 해외 사업자에 의한 이용자 피해와 법 위반 비율이 높다고도 덧붙였다. 오 변호사는 "국내 사업자를 두고 있는 대형 해외 게임사보다는 소규모 사업자에 의해 피해나 문제 상황이 발생하는 비율이 더 높다"며 "일방적으로 대형 사업자들에게 규제를 집중하는 경우에는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량적 기준보다는 게임 시장 내에서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피해에 따라 개별적으로 규제하고 감독 기관이 지정하는 방향이 실효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