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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1억 올랐어요"…중동신도시의 '환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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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찾아보니 "호가 뛰고 매수 문의 늘어"
소형 평형 많아 분담금 걱정도 적잖아…이주 계획 두고 우려도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선도지구 발표 이후 매물을 찾는 문의는 많이 늘었는데 호가도 올라서 아직 거래된 매물이 없습니다. 매수자와 매도자 희망 가격이 커서 적정가격을 찾는게 우선입니다."(부천 원미구 상동 공인중개사 A씨)

"대형평형은 호가가 1억원 정도 올랐네요. 작은 평형은 2000만~4000만원 정도 올랐습니다. 투자자들 문의는 많이 늘었는데 매물 가격이 급등해서 다들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입니다."(부천 원미구 중동 공인중개사 B씨)

3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과 상동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들은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선도지구 선정 단지의 매물 호가가 급등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27일 국토교통부가 선도지구를 발표한 후 집주인들의 움직임도 바빠지는 모양새다.

3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동 구지공원에서 바라본 반달마을 삼익·건영아파트 전경. [사진=이수현 기자]

국토부에 따르면 중동 선도지구 단지는 원미구 상동 반달마을A 구역(삼익동아·선경·건영, 3570가구)과 원미구 중동 은하마을(대우동부·효성쌍용·주공1·2단지, 2387가구)이다. 사업이 끝나면 이곳에 주택 1만6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두 단지 모두 역세권 단지로 서울 등 인근 지역 이동이 편하다. 반달마을A 구역은 서울 지하철 1호선 송내역 인근이고 은하마을은 지하철 7호선 부천시청역 도보권이다. 두 노선 각자 시청·광화문과 강남권 등 서울 주요 업무지역을 지난다.

이 중 반달마을A 구역은 송내IC를 거쳐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로 진입이 편하다. 또한 송내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갖춰진 만큼 사업이 마무리될 경우 기존 생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주차대수가 인근 단지 대비 적은 만큼 이전부터 선도지구 선정 가능성이 높은 단지 중 하나로 꼽혔다.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K-apt)'에 따르면 반달마을 삼익아파트는 828가구 규모에 주차대수 524대로 가구당 0.63대 1이다. 동아(0.55대 1)와 건영(0.5대 1), 선경(0.33대 1) 등 다른 단지도 가구수 대비 주차대수가 적다.

인근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단지는 주차 환경이 열악한 수준을 넘어 최악"이라며 "주민 동의율이 더 높은 단지가 많았지만 주차대수가 선도지구 선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동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결과. [사진=국토교통부]

반달마을A 구역과 달리 은하마을은 소형과 중대형 평형이 고루 들어서 있다. 주공1·2단지는 전용 37~59㎡ 평형으로 비교적 소형이다. 반면 대우동부와 효성쌍용은 전용 101~164㎡로 대형 평형이다.

부천 핵심 입지에 자리한 점도 호재다. 단지 건너편에는 부천시청이 있고 이마트 중동점, 현대백화점 중동점이 자리했다. 또한 부흥초와 부광초, 중흥고, 경기예술고 등 학교가 다수 자리한 학세권 단지다.

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B씨는 "부천 핵심 입지에 자리한 데다 선도지구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선도지구에 선정될 것으로 내다본 이들이 많았다"면서 "대형평형이 많아 사업성이 좋은 점도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 "호가 상승에 매수세 잠잠…분담금·이주 걱정도 커"

부천시는 다른 1기 신도시 대비 높은 기준 용적률을 적용했다. 중동 용적률은 350%로 평촌·산본(330%)와 분당(326%), 일산(300%)보다 높다.

3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 은하마을 아파트에 선도지구 선정을 축하하는 건설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그런 이유에서인지 현장에서는 사업성에 우려가 여전했다. 기존 단지들의 용적률이 높아 사업을 진행해도 새로 공급되는 가구수가 적을 수 있다는 걱정이 깔린 탓이다. 반달마을A구역 용적률은 211%~232%고 은하마을도 202~223%다.

분담금 걱정도 컸다.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소형평형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탓이다. 반달마을A 구역의 경우 선경아파트는 전용 39·50·59㎡ 평형이고 삼익아파트는 58·82㎡ 평형으로 구성됐다. 동아아파트는 39·50·59㎡, 건영아파트는 39·55·59㎡다.

중개업소 대표 A씨는 "반달마을A 구역은 가구 평형이 작아 훗날 전용 84㎡ 집을 받으려면 수억원을 내야 할 것"이라며 "투자자들도 주택 매수 비용에 분담금까지 내면 투자 가치가 없을 것으로 보고 매수를 꺼린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분위기와 달리 정비사업 호재가 나온 만큼 호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등록된 반달마을 선경아파트 전용 50㎡는 3억8000만~5억원 수준에 매물이 나왔다. 지난달 16일 같은 평형이 3억8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호가가 크게 오른 셈이다.

반달마을A 구역 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C씨는 "선도지구 발표 후 호가를 2000만~3000만원 정도 올리는 집주인들이 많다"면서 "집주인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은하마을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장 곳곳에서는 은하마을 대형 평형의 경우 호가가 일주일 만에 1억원이 올랐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렸다. 실제로 아실에는 은하마을 대우·동부 아파트 전용 134㎡ 평형이 10억5000만~11억5000만원에 매물이 등록됐다. 지난 10월 거래된 10억4800만원보다 최고 1억원 비싸고, 2022년 3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 11억원보다 높다.

업계에서는 호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한동안 매수세는 잠잠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 D씨는 "집주인들이 단기간에 호가를 올리면서 집을 보러 온 수요자들이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면서 "첫 계약이 나오면 적정 가격이 맞춰져 연달아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3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 은하마을 아파트 전경. [사진=이수현 기자]

한편 일부 중개업소에서는 인근 단지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주민 이주가 진행될 경우 전월세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이주민을 위한 영구 임대주택은 짓지 않는 대신 유휴부지를 개발하고 영구임대주택 재건축, 매입임대 확보 등으로 전월세 물량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현장에서는 인근 지역 전월세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E씨는 "중동 신도시를 떠나기 싫어하는 주민들은 이주대책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 걱정이 가득하다"면서 "투자자들도 선도지구 단지보다 전월세 가격 상승을 노리고 인근 단지를 찾는 이들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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