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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불황 속 SPA 브랜드 '활짝'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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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기조에 요노·듀프 소비 추세 번지며 매출 급증
유니클로·탑텐 등 '1조 클럽' 유력…'드뮤어룩' 영향도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중·고가 브랜드 겨울 아우터 1벌 가격이면 '깔별'로 4벌 살 수 있어요. '로고리스(상표 없음)'라 다양한 스타일로 조합하기도 좋고요."

서울 송파구 한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 스파오 매장에서 만난 최모(25)씨는 겨울 패딩인 '푸퍼' 2벌을 구매했다. 이미 집에 똑같은 푸퍼 2벌이 있지만, 컬러별로 쟁여 놓고 올 겨울을 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시용으로 고가 브랜드 제품을 사곤 했는데, 최근에는 엄두가 나지 않아서 저렴하고 실용성 있는 제품을 자주 산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한 SPA 브랜드 '스파오'에 푸퍼 상품이 진열된 모습. [사진=진광찬 기자]

최근 SPA 브랜드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고물가 속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유니클로, 탑텐, 스파오, 무신사스탠다드 등은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상품을 내놓으며 패션업계 '불황 속 호황'을 누리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스파오 푸퍼 컬렉션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72% 급증했다. 푸퍼는 두툼한 충전재와 짧은 기장이 특징인 아우터다. 스파오는 올해 베이지 푸퍼 가격을 5년째 동결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SPA 브랜드가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이유는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 유통, 판매까지 직접 관리하기 때문이다. 과거 가성비에 치중한 전략으로 '품질 문제'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지만, 이제는 상향 평준화된 품질로 소비자를 사로잡는 분위기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올 겨울을 맞아 푸퍼 신상품을 출시했다. [사진=무신사]

백화점을 비롯한 전통 오프라인 채널은 물론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SPA 브랜드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전개하는 지그재그에서는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SPA 브랜드'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1967% 뛰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에이블리에서도 지난달 1~17일까지 SPA 브랜드 거래액이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SPA 브랜드가 전성기를 맞이한 이유는 불황형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요노(YONO‧You Only Need One)'와 명품 대체품을 찾는 '듀프(Dupe)' 소비가 각광받는 이유다.

여기에 올겨울 패션 트렌드로 주목받는 '드뮤어룩'이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드뮤어는 얌전하고 차분한 절제된 패션 스타일을 의미하는데, 이에 맞춰 로고리스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SPA 브랜드는 원래 로고를 크게 사용하지 않는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각종 코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두드러진다.

서울 송파구 한 SPA 브랜드 '유니클로'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의류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SPA 브랜드의 성장세가 이어지며 매출 '1조 클럽' 가입이 유력시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2022년 9월~2023년 8월) 국내 매출 9219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1조원대 매출을 거둘 전망이다. 2019년 이후 5년 만에 1조 클럽 재진입이다.

지난해 매출 9000억원을 기록한 탑텐도 올해 조 단위 매출 기록을 기대하고 있다. 탑텐이 매출 1조원을 넘어서면 국내 토종 브랜드 가운데 최초가 된다. 지난해 4800억원 실적을 올린 스파오는 6000억원 매출 돌파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실용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는 만큼 SPA 브랜드들의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중고가 브랜드에서는 입점하기 어려운 마트까지 매장을 확장하면서 전연령을 고객층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유행을 반영하는 디자인이나 고급 소재를 활용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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