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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약 '레켐비' 상륙…"기대 반, 우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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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 주요원인 차단 기전 가져…"인지기능 저하 완화"
비급여 최고 3000만원 예상…뇌졸중·뇌출혈 부작용도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을 표적으로 삼은 약물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치매 치료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과 높은 비용 부담 같은 과제가 여전히 남아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제약사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지난달 28일 국내에 출시됐다. 올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의 뇌 내 응집을 막아 병의 진행과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한국에자이에 따르면,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 18개월 동안 레켐비를 투여한 환자군은 위약군 대비 병 진행 속도가 27% 늦춰졌다. 또한 공개연장연구(OLE)에서는 3년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인지 기능 저하가 자연적인 병의 진행보다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레켐비 사용 허가는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네 번째다. 지난해 1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가속 승인받은 뒤, 추가 임상을 거쳐 같은 해 7월 정식적으로 승인을 받았다. 이어 한 달 후에는 일본에서 허가를 받았으며, 올해 1월에는 중국에서도 허가를 획득했다.

알츠하이머는 치료제가 부족한 미개척 분야로 꼽힌다.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의료계에서는 뇌 속에 있는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타우(tau) 등 이상 단백질의 축적이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물질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뇌 기능을 손상시키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약물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사진=한국에자이 제공]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약물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사진=한국에자이 제공]

이처럼 알츠하이머는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으로 평가되지만, 레켐비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다. 이는 레켐비의 전신 격인 '아두헬름(아두카누맙)'이 10여 년간 반복된 임상 시험 실패 끝에 2021년 FDA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으나, 안정성 논란으로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미충족 수요가 더욱 부각됐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에 대한 부담이 있다. 레켐비는 아직 급여 적용을 받지 않아 환자가 치료 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이미 상용화된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고려하면, 연간 약 2000만~3000만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레켐비는 2주에 한 번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방식인데, 미국에서는 체중 70㎏ 환자를 기준으로 연간 약 3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일본에서는 체중 50㎏ 환자를 기준으로 연간 약 2000만원의 비용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작용 우려 역시 처방 확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일부 환자가 뇌출혈과 뇌부종을 겪었다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유럽과 호주 보건 당국은 현재 레켐비 승인을 보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이렇다저렇다 할 알츠하이머 치료 약물이 없었기 때문에 레켐비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100% 효과'만을 내는 신약은 있을 수 없다고 신약은 늘 부작용과 효능이 공존하기에 처방이 어느 정도나 늘어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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