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시흥 슈퍼마켓 강도살인' 범인, 징역 30년…16년 만에 선고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과거 경기도 시흥시 한 슈퍼마켓에 들어가 점주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난 40대 남성이 사건 발생 16년 만에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박지영)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정모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정 씨는 16년 전인 지난 2008년 12월 9일 오전 4시쯤, 경기 시흥시 정왕동 한 슈퍼마켓에 침입해 당시 40대였던 점주 A씨를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아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씨는 범행 이틀 전 해당 슈퍼마켓에 들렀다가 깊이 잠이 든 피해자가 잘 일어나지 못하고, 금고에 현금이 있던 것을 보자 범행을 결심했다. 이후 범행 당일, 흉기를 가방에 넣고 마스크를 쓴 채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가게에 들어선 정 씨는 금고를 열어 현금을 강탈하려 했으나 때마침 잠에서 깬 A씨가 정 씨를 발견하고 저항했다. 결국 정 씨는 미리 챙긴 흉기로 A씨의 목 등 신체 부위 7곳을 찔러 살해했다.

이후 그는 3~4만원의 현금을 훔쳐 달아났으며 혈흔이 묻은 옷을 갈아입은 뒤 경남 마산 본가로 도주했다. 아울러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대전 고속도로에, 옷은 경남 진주 쓰레기통에 버렸으며 훔친 돈 역시 피가 묻어있어 도주 중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당시 현장 인근의 폐쇄회로(CC)TV에는 정 씨의 얼굴과 범행 장면까지 담겼으나 경찰이 신원 파악에 실패하면서 최근까지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 2월, 사건과 관련한 결정적인 제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 CCTV 속 인물과 정 씨의 연도별 사진을 비교한 영상분석 업체로부터 두 사람이 동일인일 가능성이 92%라는 결과를 회신받았으며 정 씨의 금융거래 내용, 통화 내용 등을 확인해 그가 과거 시흥시와 주변 도시서 생활했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이에 경찰은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지난 7월 14일 오후 7시 53분쯤 경남 한 주거지에서 정 씨를 체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증거에 의해 공소사실도 모두 인정된다"며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살인죄는 존귀한 가치를 빼앗는, 그 어떠한 것으로도 용납이 안되는 범죄다. 준비한 범행도구와 방법 등에 비추어 볼 때 특수강도는 계획적이었다"고 판시했다.

이어 "무방비의 피해자를 여러 차례 잔혹하게 찔러 살해해 피해자는 주어진 삶을 다 살지 못했고, 가족들은 범행 장소에서 슈퍼를 운영하며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반면 피의자가 16년간 도피생활을 하며 자유를 만끽했고 그동안 피해자 가족들은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야 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