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 중사에게 2차 가해를 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 중사의 직속상관이었던 중대장과 군 검사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직무유기 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대대장에게는 1심에 이어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설범식 이상주 이원석 부장판사)는 28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제20전투비행단 중대장이었던 김모(31)씨와 군 검사였던 박모(31)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명예훼손 혐의에는 1심과 같이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김씨가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전파하려고 한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전과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 양형이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박씨에 대해서도 허위 보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박씨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한 주된 원인이라고 평가하기 어렵고, 자신의 불성실한 직무를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감형했다.
김씨는 강제추행 사건 뒤 이 중사가 전입하기로 한 제15특수임무비행단 중대장에게 이 중사에 대해 허위사실을 말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 박씨는 이 중사에 대한 2차 가해 정황을 알면서도 수사를 소홀히 하고 허위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2차 가해 차단 조치를 하지 않아 지휘관으로서 직무를 유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모(46) 전 대대장에는 1심과 같이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성폭력 사건 발생 이후 이 중사에 대한 2차 가해 방지 조치 의무를 포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허위사실을 보고했다거나 허위 보고의 고의가 합리적으로 증명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선고 직후 이 중사의 어머니는 기자회견에서 "진실을 가리기 위한 재판인지, 가해자들을 위한 면피용 재판인지 큰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군대 내 성폭력과 가혹행위 피해자들의 판결에도 영향을 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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