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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20건이 사라졌어요"…일산신도시 '후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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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선도지구 8912가구 규모 선정되자 분위기 전환
창릉·대곡 등지 "매수 문의는 아직"…사업성 우려는 여전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발표가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문의 전화로 볼 땐 조용한 편이에요. 대신 집주인들은 집값이 오를 것 같다는 생각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서 분위기는 뜨거워졌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마두역 7번 출구를 나오니 넓은 공원과 산책하는 인파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옆에는 이번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선정된 강촌마을 5단지와 3단지 건물이 우뚝 서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3단지 전경. [사진=이수현 기자]

28일 방문한 선도지구 주민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전까지 주택 가격이 낮아 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웠는데, 이번 국토부의 선도지구로 1기 신도시 중 분당 다음으로 큰 규모로 선정된 영향이다. 입주 30년이 넘어 '신도시'라는 명칭이 어색해진 마당에 입주민들은 천지개벽을 눈앞에 뒀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 하는 모습이다.

지난 27일 국토부는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선도지구를 발표하며 일산에서 백송마을(1·2·3·5단지)과 후곡마을(3·4·10·15단지), 강촌마을(3·5·7·8단지) 등 3개 구역, 총 8912가구를 선정했다. 연립주택인 정발마을 2·3단지 262가구까지 포함하면 9174가구다.

선도지구 선정 단지들 곳곳에는 발빠른 건설사들이 설치한 선도지구 선정 축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또한 일부 단지에서는 재건축추진위원회가 현수막을 통해 주민들에 감사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선도지구 접수를 앞두고 동의서 접수를 위해 분주하던 지난 9월보다 기대감은 더 뜨거웠다.

일산 주민들은 선도지구 선정 단지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후곡마을 3·4·10·15단지와 백송마을 5단지의 경우 지난해 고양시가 추진한 재건축 사전컨설팅 공모 사업에 선정될 정도로 주민들의 정비사업 열망이 컸던 지역이어서다. 지난 1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백송마을 5단지를 방문하며 정비사업이 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28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송마을5단지에 선도지구 선정 후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가 설치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다만 높은 주민 동의율로 선도지구 선정 가능성이 높다던 강촌마을1·2단지와 백마마을1·2단지 통합재건축 단지의 탈락은 현장에서도 이변으로 꼽혔다.

마두역 인근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선도지구 발표 전에는 사업성이 좋고 주민 동의율이 높은 강촌1·2, 백마1·2단지가 될 확률을 70~80% 정도로 내다봤다"면서 "결과적으로 선도지구에서 제외돼 현장에서도 놀란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장에서 만난 강촌마을 1단지 주민 B씨는 "열심히 주민 동의를 모았는데 선도지구에서 탈락해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선도지구와 관계없이 우리 단지가 일산에서 가장 사업성이 좋은 단지임은 분명하다"며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이번에 선정된 세 단지는 지하철역과 가까운 역세권 단지다. 강촌마을(3·5·7·8단지)의 경우 마두역 역세권이고 백송마을(1·2·3·5단지)은 지하철 3호선 백석역과 경의중앙선 백마역 인근이다. 후곡마을 3·4·10·15단지는 경의중앙선 일산역 역세권이다.

경의중앙선 일산역에서 바라본 후곡맘을 3단지. [사진=이수현 기자]

일산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C씨는 "개발을 하려면 도심 복판보다는 지하철역과 가까운 외곽부터 개발하는 게 맞지 않나"라며 "선도지구를 선정할 때 그 부분도 고려한 느낌"이라고 진단했다.

집주인 기대감 '쑥'…사업성은 '글쎄'

일산 부동산 중개업소 여러곳을 둘러본 공통점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선도지구 선정 후 투자 수요가 몰릴 경우 집값이 더 뛸 수 있다는 생각이 미친 것이다. 매물을 거두지 않더라도 호가를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후곡마을 4단지에 건설사가 설치한 선도지구 선정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선도지구 선정 단지 안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D씨는 "선도지구 선정 직후 매물로 내놓은 집을 거둬들이겠다는 집주인 연락이 많이 왔다"면서 "호가를 2000만원 넘게 올린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도지구 선정 단지들 매물은 하루 만에 급감했다. 후곡마을 15단지는 27일 매물 26건이 있었지만 다음날인 28일 21건으로 5건 줄었다. 1558가구 규모인 강촌마을5단지도 같은 기간 53건에서 49건으로 매물 4건이 빠졌다.

다만 분주한 집주인과 달리 매수 움직임은 뜸했다. 선도지구 선정 전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 여파로 매수 문의가 급감한 상황에서 선도지구 선정만으로는 분위기 반전은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A씨는 "아직 본격적으로 매수 문의를 하고 있지 않아 선도지구 선정 영향은 시간이 더 지나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선도지구 선정 전부터 리모델링과 정비사업 논의가 뜨거웠던 분당과 달리 일산은 정비사업 자체가 처음 진행되는 만큼 시장 관망세가 강한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C씨 또한 "선도지구 선정이 호재라면 이미 선반영 됐을 텐데 10월부터 전세 몇 건 빼고는 거래가 뜸하다"면서 "선도지구 발표 후 축하 문자는 많이 받았지만 아직 그 영향이 체감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집값은 선도지구 접수 후부터 일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후곡마을4단지는 지난달 6억4000만원에 거래돼 9월 거래된 5억9500만원보다 4500만원 상승했다. 백송마을5단지 전용 84㎡ 또한 9월 4억7500만원·4억8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5억4500만원과 5억2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일산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결과. [사진=국토교통부]

다만 집값 상승에도 재건축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선도지구로 재건축한다 해도 인근에서 대규모 사업이 진행 중인 만큼 집값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앞서 정부는 일산 인근인 대곡역세권 그린벨트를 해제해 개발하기로 했고 일산과 서울 사이에 3기 신도시 창릉지구도 개발 중이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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