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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뷰] '조국 울타리' 속 혁신당, 독자 생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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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12월 12일 조 대표 상고심 선고 예정
항소심, 징역 2년 선고…확정시 구속 수감
혁신당, '조국 인지도' 덕에 12석 확보·영향력 과시
당, 독자 노선 간다지만 '민주당 흡수 합당설' 솔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조국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가시화됐지만, 조국혁신당 내 동요는 크지 않는 분위기다. 이미 예측된 상황이고, 나아가 '파기환송'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더불어민주당 일부에선 조국 당대표의 궐위가 현실화 될 경우 합당이 불가피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혁신당의 '지속가능성'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 12월 12일 대법원 선고일 확정…조국 정치 인생 분수령

조 대표의 대법원 선고 기일이 오는 12월 12일로 확정됐다.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혐의는 이미 1·2심에서 징역 2년에 600만원 추징금이 선고된 만큼, 대법원 판결에서 뒤집힐지는 불투명하다. 대법원에서도 징역형이 확정되면 조 대표는 구속수감되지만, 혁신당은 담담하다.

조 대표 역시 '사법리스크'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은 눈치다. 여러 재판을 앞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우, 2심 선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후 정치적 파장을 대비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미 1·2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조 대표를 비롯해 혁신당 입장에선 이미 총선 이전 부터 '최악의 상황'이 예고된 터였다.

조 대표는 4·10 총선 직후 당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신의 부재에도 당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재판은 재판이고, 정치는 정치"라면서 "혁신당의 활동은 (대법원 선고기일인) 12월 12일 전후로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창당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 인지도 덕에 몸집 키운 혁신당, 영향력 유지될까

혁신당은 외면하지만 조 대표의 실형이 확정된다면 이후 미칠 영향은 만만치 않다. 야권 대권주자로 꼽히는 조 대표는 당의 모든 행보 전면에 나서며 '스피커'로서의 역할도 겸임하고 있다. 혁신당이 12석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원내 비교섭단체인 만큼 영향력과 권한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 대표가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만큼, 당은 소수 정당 한계에도 불구하고 '조국'이라는 구심점을 기반으로 정책을 비롯해 외연 확장 등 신당의 불안정성을 극복할 수 있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4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당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다만 조 대표의 영향력은 혁신당 입장에선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선 '대권 잠룡'을 보유한 정당 중 당 운영과 '대권잠룡'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정당으로 혁신당과 개혁신당을 꼽는다. 두 정당 모두 조국과 이준석이라는 잠재적 대권주자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당의 영향력을 키웠다. 하지만 신당 창당 후에 행보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조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통해 당 영향력 확대에 총력을 쏟은 반면, 이 의원은 연임을 포기하고 '자강론'을 추구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개혁신당은 낮은 지지율과 총선 이후 정립되지 못한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다만, 당내 차기 지도자로 꼽히는 천하람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기인 수석 최고위원 등 젊은 정치인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이 의원의 부재가 당의 생사와 연결되진 않는다는 평가다.

한 개혁신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당이 어렵긴 하지만 이 의원이 '자강론'을 위해 거리두기를 하는 것은 당내 인사를 키우려는 의도"라면서 "혁신당은 최근 재보궐 선거에서 한 석도 가져오지 못하면서 '자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1인 기업인 상황에서 대체제가 없다면 힘들 수 있다"고 했다.

혁신당의 상황은 개혁신당과 다르다. 조 대표의 인지도 덕에 당의 영향력이 커졌지만, '조국이라는 그림자'에 소속 의원들의 행보가 가려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속 의원들 중 '스피커'로서 주목받는 사람은 신장식 의원 정도다. 사실상 조 대표의 궐위가 확정된다면 당의 운명은 기로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혁신당이 '사법리스크' 현실화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했더라도, 조 대표의 존재 여부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조국 혁신당 대표가 지난 8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접견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 합당 가능성 점치는 민주당…혁신당은 '어리둥절'

민주당 내에서는 향후 혁신당과의 '합당'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진지한 검토는 없어 보인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입장에서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법안에 대한 재표결 등 사안을 제외하곤 사실상 다른 야당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 진영이다 보니, 합당 가능성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당장은 조 대표의 형이 확정된 것도 아니고, 혁신당이 요구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언급하기에는 부적절하지만, 대선 정국 전에 가서야 합당 논의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조 대표의 유죄가 확정된다면 혁신당 내부에서 혼란이 커지면서, 민주당과의 통합 언급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면서 "조국이라는 리더십 없이 독자적으로 가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만큼, 사실상 누가 먼저 합당을 언급할지 눈치싸움을 할 것 같다"고 했다.

혁신당은 조 대표 궐위가 현실화되더라도 독자 노선을 추구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조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하더라도 당의 12석은 변함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민주 진영의 대선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사면·복권 카드'를 노릴 수 있고, 실현되지 않더라도 차기 대선 전 조 대표가 형을 마치고 당무 복귀가 가능하다는 데 기대를 두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월 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자녀 입시 비리 및 유재수 감찰무마'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4.02.08. [사진=뉴시스]

◇ 전문가들, 조국 없는 '조국혁신당'…'가시밭길' 불가피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 대표의 유죄가 확정된다면 향후 당의 운명은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궁극적으로 민주당과 혁신당은 합칠 수밖에 없겠지만, 당장은 아니다"라면서 "각자 세를 불리면서 활동 범위를 강화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합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양당이 합치는 것은 이재명 대표가 건재한지 여부를 떠나 필연적일 수밖에 없고, 이 대표가 흔들린다면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합당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합치게 될 시기는 2026년 지방선거 또는 대선 전이다. 합당은 시점의 문제"라고 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도 "대통령제에서 대선 후보가 없는 정당은 지속가능성을 갖추는 것이 어렵다"며 "조 대표 유죄가 확정된다면 혁신당은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어렵고, 비명(비이재명)계 대권주자와 손을 잡더라도 범야권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혁신당은 민주당과 합당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생존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결국 합당은 시기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아이뉴스24 DB]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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