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로 선회한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며 기준금리 2%대 시대도 예고했다.
28일 이 총재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예상보다 경제 하방 압력이 커졌기 때문에 내려가는 속도도 빠르게 할 것"이라면서 "높은 금리를 정상화하는 수준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금리를 3.00%로 2개월간 0.50%포인트(p) 낮춘 데 이어 내년 초에도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이날 금통위에선 유상대 부총재와 장용성 위원이 소수의견으로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총재를 포함 4명의 위원은 인하를 주장했다. 향후 3개월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3명의 위원이 3.00%에서 유지해야 한단 의견을, 다른 3명은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제시했다.
동결 의견에도 이 총재는 비둘기로써의 색깔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p 내릴 때마다 경제성장률이 0.07%p 오르는 효과가 있다"면서 "중립 금리 이하로 내려갈지는 얘기하기 어렵지만, 중립 금리 수준으로 내려가는 패스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소수의견에도 내년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신얼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제 성장률을 고려할 때 내년 1분기 추가 인하를 거쳐, 2.25~2.50%까지 하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기준금리는 경제 상황 변화를 봐가며 추가로 조정하겠다"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트럼프 트레이드에 따른 환율 변동성 대응에는 무리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총재는 "특정 환율 수준이 오면 위기라고 얘기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구조가 달라졌다"면서 "환율 변동성을 염두하고 통화정책을 하지만, 외환보유고도 충분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실기론에 대해서는 재차 반박했다. 이 총재는 "8월에 실기했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금융안정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중앙은행 입장에선 실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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