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KBS 예능 프로그램 '동물은 훌륭하다'에서 개 도살업자를 미화하는 내용이 방송된 것과 관련해 동물단체가 정정 방송을 요구했다.
동물자유연대는 27일 "지난 23일 방영된 KBS '동물은 훌륭하다' 방송에서 개를 식용으로 도살해오던 개 도살업자를 미화하는 내용이 담겨 제작진 측에 항의·정정 방송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앞서 23일 방송에서는 35년간 탕제원(건강원)을 운영했던 도살업자가 현재 딸과 애견목욕샵을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이 소개된 바 있다. 해당 업자는 과거 도살에 대한 죄책감으로 목욕 봉사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물자유연대는 방송에 출연한 업자가 지난 2017년 집을 잃은 반려견을 건강원에서 도살한 '오선이 사건'과 관련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유실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개를 식용을 위해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당시 동물학대와 개 식용 악습에 대한 분노가 들끓었다"며 "가해자의 입장을 조명하며 동물학대자를 옹호한 해당 내용은 당초 프로그램 취지와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가 잔혹하게 도살당한 명백한 동물학대 사건을 다루면서도 오히려 가해자를 미화함으로써 오선이를 잃은 피해자가 2차 가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향후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작진에게 재발 방지를 위한 계획을 함께 요청했다"고 부연했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가해자가 운영했던 탕제원은 국내 3대 개 시장이었던 부산 구포시장에서 오선이 살해 사건 이전에도 살기 위해 업소를 탈출한 개를 올무로 끌고 다니다 쇠파이프로 목을 짓눌러 조르고 도살하는 등 잔인한 동물학대를 했다"며 "올바른 시각으로 동물권을 다루고자 하는 방송이라면 동물학대자에게 서사를 부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동물은 훌륭하다' 제작진 측은 시청자 게시판을 비공개 전환하고 해당 방송분에 대한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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