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이번 국정감사(국감)에서 과학기술계 가장 큰 이슈는 김형숙 한양대 교수의 ‘특혜’ 논란이었다. 윤석열정부는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그 이유로 ‘R&D 카르텔’을 꼽았다. 이런 마당에 정작 윤석열정부에서 R&D 카르텔의 전형으로 ‘김형숙 교수’가 지목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교수를 대상으로 ‘(윤 대통령과 친한)김창경 전 한양대 교수와 친분으로 여러 연구개발 과제를 맡은 것 아니냐’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한 특혜 아니냐’ ‘무용을 전공한 사람이 어떻게 한양대 공대 교수로 임용될 수 있었느냐’ 등의 수많은 지적이 나왔다.
이런 의혹에 대해 김형숙 한양대 교수는 아이뉴스24 인터뷰에서 “올해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국가 연구개발(R&D) 성과를 확인하는 것은 뒷전이었다”며 “특정 프레임에 개인을 공격하고 사실과 다른 부분들을 무조건 던지고 ‘아니면 말고 식’의 국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의 진 면목을 보며 우리나라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지 상실감마저 들었다”고 토로했다.
무용을 전공한 자신이 공학에서 일을 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교수는 “모든 교수가 임용할 때는 연구계획서를 제출하고 본인의 연구계회의 정량적, 정성적 지표를 제시하는 건 당연하다”며 “체육과가 공학에서 디지털헬스케어를 연구하고 강의하는 게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사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의대, 자연대, 공대 학위자가 체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기도 하고 체육과 학위도 다른 단과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는 거다.
그는 “(한양대) 전 총장이 재임했을 때 특채로 임용된 나를 두고 서울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출신으로 과학기술계의 큰 사업을 수주할 수 있느냐, 예술 체육 출신이 어떻게 한양대 공대 교수가 될 수 있느냐를 중심으로 이슈몰이를 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풀이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김 교수는 “김건희 여사와 그 어떤 개인적 친분이나 특별한 관계가 없다”며 “유튜브 등 동영상으로 유포한 허위 사실이 또 다른 허위를 재생산해 내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윤석열정부의 과기정책을 총괄했던 김창경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전 한양대 교수)와 인연에 대해 김 교수는 “한국연구재단 제4차산업혁명과 창의인재 양성이라는 행사에 나는 인문사회예술분야 융합 연구자로 유일하게 선정돼 참석했고 김창경 위원장은 사회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강연, 학회 등의 행사에서 자주 보게 되면서 세상을 바꾸는 많은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것을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소회했다. 김 교수는 “(그 인연으로) 내 학생들과 함께 김창경 교수의 수많은 수업 청강, 특강 신청, 강연 등에 참석하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많은 이들이 ‘무용’을 전공한 김 교수가 한양대 공대 교수가 됐다는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서울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한 이후 어떤 학위를 거쳤는지, 한양대 공대 교수로 임용되는 과정도 궁금하다.
“예술고에서 무용을 전공했다. 학력고사를 최우선으로 평가해 학문적 역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서울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에 입학했다. 서울대 체육교육과는 다른 대학 비슷한 학과와 차별화된다. 성적을 최우선으로 학생을 선발해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후 교육학 석사, 체육학 박사(움직임 분석)를 취득했다. 인간 움직임을 분석하는 방법 중 움직임의 질적분석(Movement Quaility)인 라반 이론을 근거로 한 LMA(Laban Movement Analysis)인 ‘라반(Laban)의 effort 요소를 포함한 훈련이 무용의 기본 동작에 미치는 영향’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박사학위가 현재 나의 주요 연구인 디지털 치료제, 디지털 마음건강 콘텐츠의 개발 근거로 이어지고 있다. 내 연구의 핵심은 이러한 근거 기반의 콘텐츠 개발과 콘텐츠를 인터렉션(상호작용)해 인간 움직임 데이터를 정량적으로 획득하는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공학 분야에서는 비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량적이고 외형적 분석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 접근만으로는 인간의 움직임이나 행동을 심층적으로 연구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미국, 유럽에서는 20년 전부터 나와 같은 방식으로 움직임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정성적 분석과 정량적 수치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가 지속돼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연구 기반이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3~2015년에는 주로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Mathematics) 연구개발(R&D)을 통해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2015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문화산업 원천기술개발 기획을 인문사회예술체육분야의 연구자로는 최초로 책임을 맡아 수행했다. 결과물로 인간의 행동을 인식하고 분석하는 디지털 육감(digital sixth sense) 서비스 플랫폼을 기획해 제안했고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러한 다양한 융합연구를 수행해 온 경험이 근간이 돼 치열한 경쟁을 통해 프로젝트 수주로 이어졌다.
2016년부터 국책연구를 한양대병원(ADHD/자폐)과 진행하면서 연구자와 좋은 경험과 신뢰가 쌓였다. 그 과정에서 한양대병원에서 함께 참여한 교수들께서 한양대 대학본부에 (나를) 추천을 많이 해 줘 기회를 얻었다.
임용 과정은 학교의 절차에 따라 지원자로서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했다. 임용 후 공공정책대학원장께서 공공정책대학원 의료행정학과가 1970년대에 생겼는데 현재 학생들이 지원하지 않는다는 걱정이 있었다. 문재인정부의 기조인 융합연구와 4차산업 관련 수업이 가능한 전임교수 TO를 학과에서 본부에 학기마다 요청했다.
그 요청이 받아들여져 공공정책대학원에 오게 된 것이라고 임용 후 공공정책대학원 원장께 들었다.
한양대의 겸임 정책에 따라 현 데이터사이언스학과(당시 인텔리전스컴퓨팅학과)의 인지뇌과학과에 겸임을 지원해 겸직하게 됐다. 이후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실적이 많아지면서 현재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전체 교수들의 학과 회의와 학교 내부의 절차를 거쳐 학과 이동을 하게 됐다.
데이터사이언스학과는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는 역량을 필요로 하며, 디지털헬스케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계적 주요 흐름이기 때문에 이 분야의 실적과 연구를 필요했기 때문에 나에게 요청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한양대 공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매 학기 어떤 과목으로 강의했는지.
“2020년 석사과정의 ‘4차 산업혁명시대문화, 기술, 정책융합론(2학점)’, 2021년 석사과정의 ‘4차산업시대의 공공정책방향(2학점)’, 2022년 학사과정 ‘몸과 마음을 읽는 헬스케어(3학점)’, 2023년 학사과정 ‘예술을 통한 마음챙김 이해하기(3학점)’, 2024년 학사과정 ‘움직임과 DesignThinking(3학점)’ 등 꾸준히 강의를 진행해 왔다.”
-한양대 공대 교수로 있으면서 발표한 논문이 있다면.
“2024년 ‘Effectiveness of mobile-based progressive and fixed physical activity on depression, stress, anxiety, and quality of life outcomes among adults in South Kore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이란 논문 등 3개, 2023년 ‘A Practical Development Protocol for Evidence-Based Digital Integrative Arts Therapy Content in Public Mental Health Services: Digital Transformation of Mandala Art Therapy’ 등 5개 논문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2021년 3개, 2022년 5개 등 관련 논문을 SCIE(온라인 버전의 SCI 확장판)와 SSCI(사회과학논문 인용색인)급 학술지에 발표했다.”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는데 김창경 위원장과 친분이 의혹으로 제기됐다.
“김창경 위원장은 2024년 8월까지 한양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은퇴했다. 한국연구재단 제4차산업혁명과 창의인재 양성이라는 행사에 나는 인문사회예술분야 융합 연구자로 유일하게 선정돼 참석했고 김창경 위원장은 사회를 맡았다.
이후 강연, 학회 등의 행사에서 자주 보게 되면서 세상을 바꾸는 많은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것을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 이후 내 학생들과 함께 김창경 교수의 수많은 수업 청강, 특강 신청, 강연 등에 참석하며 공부했다.
세계적 기술과 동향 파악 등의 공부들은 내 연구를 확장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한 요인이 됐다. 많은 지식과 강한 전달력에 무한한 존경심을 지니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함께하는 연구나 사업은 없다. 제안은 많이 했는데 모두 (김창경 교수가) 거절했다.”
-김건희 여사와 친분도 지적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직접 김건희 여사를 만난 적이 있는지.
“김건희 여사와 그 어떤 개인적 친분이나 특별한 관계가 없다. 동영상으로 유포한 허위사실 유포가 이러한 허위를 재생산해 내는 것 같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 프로젝트와 정부 예산을 받아 실시하고 있는 과제명이 궁금하다.
“현재 과기정통부 1차관실의 ‘비대면 정서장애 예방 및 관리 플랫폼 기술 개발’ 사업과 KT가 주관기관으로 진행하는 ‘초거대 AI기반 심리케어 서비스’ 사업에 공동연구기관으로 한양대 연구자로 참여하고 있다.
‘비대면 정서장애 예방 및 관리 플랫폼 기술 개발’ 사업은 문재인정부가 추진한 디지털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디지털 웰니스와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이 디지털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이 사업의 주요 목표이다.
해당 연구는 2021년부터 시작돼 2024년까지 총 예산 규모는 약 372억4200만원이다. 이 중 국비 지원은 220억, 나머지 152억4200만원은 민간에서 매칭된 예산이다. 4년 동안 220억원 중 1세부 한양대(뇌인지행동심리 기초연구), 2세부 서울대(AI), 3세부 삼성의료원이 연구비가 분배된다. 내 연구비는 1세부인데 4년 전체 예산 중 30%에 불과하다.
참고로 내가 진행하고 있는 1세부는 ‘정서장애 데이터셋 구축 및 디지털 치료제 개발’이다. 우울행동 특성 데이터 수집과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통해 나는 1세부 과제를 총괄하고 있다. 1세부는 4년 동안 교수 총 20명, 연구원 약 300여 명이 참여했다.
과기정통부 2차관실에서 진행 중인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과제는 1차관실 과제와 목적이 다르다. 1차관실 과제는 비대면 정서장애 예방과 관리 플랫폼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2차관실 과제는 초거대 AI를 활용한 정신건강 서비스 실증사업이다.
KT가 주관하고 있고 한양대는 데이터 평가와 자문 역할을 담당한다. 참여자는 나를 포함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성균관대, 고려대 등 총 4명의 교수와 학생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배정된 연구비는 7억3000만원이다.
-한국연구재단에서 매년 중간평가 등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수행하는 프로젝트는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엄격한 관리와 평가 체계 아래 운영되고 있다. 프로젝트는 매년 연차 평가를 통해 연구 진행 상황, 목표 달성 여부, 성과 등을 점검받는다.
연구 프로젝트의 중간평가 결과는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이 관리하고 있다. 연구 진행에 있어 필요한 요구사항을 수렴해 피드백하면서 최종 목표를 달성했다.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내용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동영상으로 제기된 허위사실을 유포로 프레임이 씌워졌다. 팩트 체크보다는 이권 카르텔로 몰아가려는 의도적 국감으로 몰아갔다. 나는 13년 동안 하고 싶은 연구를 위해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연구와 마주보고 살아왔다.
그 어떤 질문이 주어져도 자신 있고 부끄럼이 없다. 대형 로펌이 모든 연구, 기업 연구개발진행, 행정프로세스 등 법률검토를 받아 문제가 생기지 않게 현재까지 사업단의 자문 변호를 맡아 함께하고 있다.
총괄 사업단장으로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 법률 자문, 한양대 산학협력단, 한국연구재단, 과기정통부 등과 공문을 통해 절차대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
모든 연구자의 연구 진행 상황을 2주에 한 번씩 모니터링해 성과체계를 구축했다. 사업단 전체는 4년 동안 한 달도 어기지 않고 월 1회 모두 모여 연구 결과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코디네이션 회의를 진행했다.
(국정감사에서) 연구비 증액에 대해서도 이슈가 제기됐다. 1단계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기존 계획 대비 연구목표가 추가됐다. 기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강박증, 불안, 우울 인지행동치료 디지털 치료제를 추가로 3건 개발하게 됐다.
국방부 디지털 웰니스 서비스 실증을 위해 부처 담당자들과 수 차례 간담회를 진행했다. 과기정통부에 연구비 증액을 요청했다. 실제 요청한 예산 대비 적은 증액이 승인됐다. 올해는 R&D 연구비 삭감으로 전체 연구비의 25%가 오히려 줄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이번 국정감사의 모든 시작은 송모 교수에 의한 유튜브의 허위사실 유포로부터 시작됐다. 학교와 3년 동안 본인 횡령과 각종 비위 혐의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송 모 교수는 타깃을 정해 나와 이번 정부로 돌려 야권에 제보하기에 이르렀다.
동영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진행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튜브로 인한 허위 사실 5가지 건에 대해 경찰에 고발했다.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국가 R&D의 성과를 확인하는 것은 뒷전이었다. 프레임에 개인을 공격하고 사실과 다른 부분들을 무조건 던지고 ‘아니면 말고 식’의 국감이었다. 국회의원의 진면목을 보며 우리나라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지 상실감마저 들었다.
이런 식으로 사실 확인 없이 뒤집어씌우면 누가 열심히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희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악순환의 연속이 되지 않겠는가.
모든 교수가 임용할 때는 연구계획서를 제출한다. 본인의 연구계회의 정량적, 정성적 지표를 제시하는 건 당연하다. 체육과가 공학에서 디지털헬스케어를 연구하고 강의하는 게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사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서울대 의대, 자연대, 공대 학위자가 체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체육과 학위도 다른 단과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동영상 속 송 모 교수는 비정년트랙 산학협력중점교원이였다. 연구비 부정 사용 등 각종 비위 사실이 드러나 지난 5월 해임당했다.
해임당한 것에 불만을 품고 행정소송과 한양대 이사장, 총장, 전 교무위원 상대로 경찰에 고발한 것으로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 학교로부터 듣게 됐다.
이게 이슈화가 되지 않자, 전 총장이 재임했을 때 특채로 임용한 나를 두고 서울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출신으로 과학기술계의 큰 사업을 수주할 수 있느냐, 예술체육 출신이 어떻게 한양대 공대 교수가 될 수 있느냐를 중심으로 이슈몰이를 한 것으로 판단한다.
나는 연구자의 윤리와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모든 과제는 공식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 과기정통부 1차관실과 2차관실 과제 역시 성격이 다르며 중복수혜는 없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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