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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의 미래, 전영현 대표 어깨에 올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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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직접 진두지휘...파운드리는 한진만 사장이 보좌
전략·재무는 김용관 사장...사장 승진 2명 모두 DS 배치
"대표가 사업부장 거치지 않고 현장과 직접 소통 늘릴 듯"
"근원적 경쟁력 확보 위해 대표가 책임지며 진두지휘"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27일 발표한 2025년도 사장단 인사는 반도체 경쟁력 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다. '구원투수'로 투입된 전영현 부회장의 역할이 확 커졌다.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반도체 사업 전체를 관장하고 메모리는 직접 지휘한다.

또 기술에 밝으면서도 글로벌 시장에도 정통한 한진만 사장에게 파운드리를 맡겼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파운드리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반도체 관련 전략도 더 정밀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무통인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DS부문 경영전략담당으로 배치한 것.

한 사장과 김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된 경우이다. 올해 사장으로 승진한 두 명 모두 반도체 부문에서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겸 DS부문장. 메모리사업부장과 SAIT원장도 겸임한다.[사진=삼성전자]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겸 DS부문장. 메모리사업부장과 SAIT원장도 겸임한다.[사진=삼성전자]

전영현 부회장의 어깨는 훨씬 무거워졌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이면서 대표이사까지 맡게 됐다. 종전에 사장이 맡던 메모리사업부도 직접 지휘한다. '근원적 기술 경쟁력 회복'을 위해 직접 책임을 떠안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출신인 강성철 유니스트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교수는 "메모리 사업에 전폭적인 기술개발과 사업역량 향상이 필요한 때인 만큼 대표이사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사업부장을 두면 (보고가) 한 다리 걸러서 올라오는데 엔지니어들과 대표이사가 직접 소통할 기회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사업부장과 삼성전자의 초(超)기술 연구를 하는 SAIT 원장을 맡은 건 전영현 회장 본인이 이야기했던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 아닐까 싶다"고 해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DS부문 3대 사업부(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 가운데 2개 사업부 수장을 교체했다.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은 유임되고,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사업부를 떠나게 됐다.

파운드리사업부 인사에서는 영업·마케팅과 기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고심이 엿보인다. 파운드리사업부장은 삼성반도체아메리카(DSA) 총괄을 이끌어 온 한진만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았다.

또 파운드리사업부 내에 사장급 최고기술경영자(CTO)도 신설해 남석우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 사장을 앉혔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진만 부사장이 메모리사업부장에 배치될 것이란 관측도 많았지만, 사실 내부에선 파운드리로 보내는 게 맞지 않냐는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며 "DSA 총괄로 일하며 글로벌 고객사와 소통능력이 좋고 기술적 이해도가 높은 분이어서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기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김용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 [사진=삼성전자]
(왼쪽부터)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김용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경영전략 분야도 이번 인사에서 보강됐다.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DS부문 경영전략담당으로 배치했다.

김 사장은 사업지원TF에서 반도체 기획·재무 업무를 담당해왔고, 지난 5월까지 의료기기사업부장을 맡아 비즈니스를 안정 궤도에 올렸던 인물이다. 과거 미래전략실에선 진단, 전략 업무를 주로 맡았다.

DS부문은 지난 2분기 시장 상황과 이익 수준을 예측하지 못해 직원들 성과급 충당금을 3분기 재무제표에 급히 책정했다. 이 일시적 충당금 규모는 1조~1조5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주요 이유 중 하나였다.

이 때문에 DS부문은 경영전략 수립은 물론 시장예측 기능이 무력화 된 것 아니냐는 내부 질타를 받았는데 미래전략실 출신 '전략통(通)'을 배치한 것이다.

사업지원TF 내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임원도 변경됐다. 박학규 디바이스경험(DX)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이 사업지원TF로 이동해 반도체 지원을 맡았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박 사장은 DX부문 경영지원실장을 맡기 전 DS부문 경영지원실장이었던 만큼 내부 사정에 구석구석 밝은 인사"라고 귀띔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이르면 29일 발표할 예정이다. DS부문 산하 반도체연구소, 제조&기술담당,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TSP총괄, 혁신센터, CSS사업팀 등에도 변화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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