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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검사' 조영성 "이제, 억울한 사람 손 잡아주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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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로펌 마다하고 인천에서 변호사 변신
마약·성폭력 전문…검찰 내 소문난 '강력통'
세월호 참사, 수사부터 대법 공판까지 맡아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소통하는 로펌 만들 것"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이른바 '세월호 검사'로 잘 알려진 조영성 전 부장검사가 18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변호사로 새 출발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전 부장검사는 의정부지검 공판송무부장검사를 끝으로 이달 초 변호사로 개업해 인천에 새 둥지를 틀었다.

조영성 전 부장검사가 지난 4일 마지막 임지인 의정부지검에서 퇴임식을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조영성 전 부장검사]
조영성 전 부장검사가 지난 4일 마지막 임지인 의정부지검에서 퇴임식을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조영성 전 부장검사]

충남 예산 출신으로, 서울 고려고와 동국대 법대를 졸업한 조 전 검사는 사법연수원을 36기로 수료하고 2007년 수원지검 평택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평검사 때부터 일선 지청 주요 수사부서를 섭렵한 그는 마약·성폭력 등 흉악범들을 직접 추적·수사하는 강력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광주지검, 인천지검, 서울남부지검, 대전지검 등 강력 사건 전담 부서에서 근무한 것만도 네 차례다. 2021년 부부장검사로 승진한 뒤에는 최강 화력을 자랑하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마약 전담부에서 활약했다.

조 전 부장검사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사건은 2012년 7월 발생한 '제주 올레길 살인사건'이다. 제주올레 1코스를 홀로 거닐던 관광객이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으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당시 제주지검에 근무 중이던 조 전 부장검사가 이 사건 주무 검사로 수사와 공판 전반에 참여했다. 사체 유기 및 훼손, 진술 번복 등으로 처벌을 피하려던 40대 범인 남성은 결국 대법원에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2013년 제주지검에서 광주지검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이듬해 잊을 수 없는 사건을 만나게 된다. 세월호합동수사본부로 차출된 것이다.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보기로 소문난 그의 업무 스타일이 한몫했다.

2014년 4월 본부 파견 시부터 2년 가까이 수사부터 기소, 상고심 판결까지 직접 참여했다. 이준석 선장 등 승무원들과 안전 점검 담당자 등 30명 넘는 피의자들이 그를 거쳐 기소됐다. 2015년 2월 정기 인사 때 인천지검 강력부로 보임됐지만, 엄중한 사안인 만큼 검찰총장 직무 대리 명령에 따라 세월호 공판을 계속 맡았다. 항소심 과정에서 매주 1~2일씩 인천지검과 목포를 오가며 공판에 매달리느라 진이 빠졌다고 한다.

2016년 인천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마약왕'을 검거한 사람도 조 전 부장검사다. 중국과 캄보디아에서 운반책 등을 활용해 시가 130억 원어치의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하려던 것을 잡아낸 것이다. 검찰이 무려 2년간 추적한 사건이다. 이 밖에도 비트코인과 해외 구매 사이트를 통한 마약 직구 등 신종 범죄나 제3국을 루트로 한 국제 마약 조직 사건들도 조 전 부장검사의 손에서 해결됐다.

조 전 부장검사는 범죄의 민감성 때문에 다른 검사들이 꺼려하는 성폭력 사건들도 여럿 다뤘다. 어린 아동들을 현혹해 의붓아버지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무고하도록 시켜 의붓아버지가 구속되게 한 교사 사건은 검찰에서 아직도 회자되는 사건이다. 조 전 부장검사는 DNA 감식 등 과학수사 끝에 무고를 교사한 가해자를 구속해 법정에 세웠다. 지능이 부족한 아동 신도들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목사를 구속 기소한 '목사 그루밍 성폭행 사건'도 조 전 부장검사 담당이었다.

검찰 출신들 중 대형 로펌에서도 가장 '몸값'이 높은 변호사들은 최근까지 활발하게 수사했던 부장검사들이다. 조 전 부장검사는 그러나 개인 변호사라는 쉽지 않은 길을 택했다. 검사 아닌 변호사라는 법률가로서의 새 이정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18여 년간 검사로 재직하면서 수사와 재판에서 자신의 주장을 반영하고 싶은 사람,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 피해 회복을 원하는 사람 등,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면서 "공직생활을 그만두면 그러한 사람들을 상대로 검사 재직 동안 축적했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직접 변호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조 전 부장검사가 고향이나 서울이 아닌 인천에서 새 인생을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평검사와 부장검사 시절 두번이나 강력 사건·해양 안전·중대 시민 재해 사건을 전담하며 시민들과 가장 가깝게 보낸 임지가 바로 인천이다.

그는 이어 "직접 당사자들을 상대하고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법률 시장에서의 경험과 지식을 쌓아 보고 싶다"며 "향후에 어느 누구나 편안히 찾을 수 있는 투명하고 소통하는 법무법인을 설립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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